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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전문가 "한국 코로나 대응모델 상당히 효과적" 결론

연합뉴스 입력 06.27.2022 09:22 AM 조회 520
팬데믹 총평 담은 신간…"봉쇄 않고 검사·추적·격리 선방"
세네갈·뉴질랜드도 성공…"백신보급 전 시간벌기 공통점"
전교생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하고 있는 학교 [연합뉴스 자료사진]



봉쇄보다는 검사에 기반을 둔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모델이 효과적이었다고 세계보건기구(WHO)와 영국 정부에 코로나19 정책 자문을 해 온 전문가가 총평했다.

26일(현지시간) 외교전문 매체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데비 스리다르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 공중보건학 석좌교수는 신간 '예방가능:팬데믹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고 다음 팬데믹은 어떻게 막을 것인가'(Preventable: How a Pandemic Changed the World & How to Stop the Next One)에서 주요국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분석했다.

스리다르 교수는 한국이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을 겪으면서 신종 감염병에 대한 계획을 수립했으며, 코로나19가 유입된 후에는 국가적 봉쇄에 의존하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도입에도 학교 문을 대부분 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 대응의 핵심은 검사·추적·격리 시스템이었다. 한국은 2020년 3월까지 24시간 이내에 검사 결과가 나오는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며 "대조적으로 그 기간 영국에서는 병원에서만 검사를 제공했다"고 비교했다. 스리다르 교수는 확진자가 나오면 한국의 공중보건팀이 확진자의 전화, 신용카드, CCTV 자료를 이용해 직전 일주일 치의 활동을 확인했고, 확진자에게 자가격리를 요청했으며, 입원 필요성이 있는지 증상을 지속해서 관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감시 시스템이 낮은 사망률에 기여했다고 분석하고, "한국 모델이 상당히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스리다르 교수는 한국과 같은 검사, 추적, 격리 시스템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형 모델에는 다른 요소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수집한 국민의 개인 정보를 다른 목적으로 잘못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리다르 교수는 한국과 함께 세네갈, 이탈리아, 뉴질랜드 사례도 조명했다.

그는 세네갈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코로나19 대응 성공 사례라고 소개했다.

세네갈은 도시에서 확진자가 확인되자 학교와 공항을 폐쇄하고 모스크 예배를 비롯한 대규모 모임을 금지했다. 또 종교 지도자와 음악가들은 바이러스 퇴치 의지를 드러내는 앨범을 발표했다.

그는 "세네갈은 제한된 자원과 과학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어떤 나라들은 위기를 막기 위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세네갈의 성공 요인으로 지도력, 메시지, 검사, 저소득층 생계비 지원을 통한 자가격리 유도 등을 꼽았다.



영국 런던 '로열 런던 병원' 앞에 줄지어 대기중인 구급차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탈리아를 두고는 롬바르디아와 베네토 지역을 비교했다.

봉쇄를 택한 베네토와 달리 롬바르디아는 발생한 환자 치료에 집중했는데 이 지역의 코로나19 발생 첫해 이 지역의 치명률은 베네토의 3배 이상이었다.

롬바르디아는 코로나19 유행이 더 악화하자 극단적인 봉쇄 조치에 돌입했다.

스리다르 교수는 이를 두고 "(바이러스가 확산하도록 두는) 완화 전략은 항상 봉쇄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에 대해서는 코로나19를 완전히 제거하려는 철저한 봉쇄 전략을 성공적으로 추진했고, 그 결과 102일간 확진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스리다르 교수는 한국, 뉴질랜드, 세네갈 등 코로나19의 첫 파고를 잘 넘긴 많은 나라가 그 이후 고전하기도 했지만, 그들의 전략은 백신이 공급되기 전까지 시간을 벌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만, 한국, 덴마크, 노르웨이 등 바이러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통제한 나라들의 경제가 영국, 스페인, 스웨덴보다는 더 빨리 회복됐다"고도 강조했다.

FP는 "이 책의 일관된 결과는 그리스나 체코와 같이 팬데믹을 억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한 가난한 나라들이 초기에 손을 놓고 있었던 프랑스 같은 부유한 국가들보다 훨씬 더 나았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FP는 저자가 팬데믹 억제를 위해서는 이동의 자유 등 개인의 자유를 다소 억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며, 코로나19 유행 당시에는 영국의 강력한 국경 봉쇄를 지지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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