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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단 다툼에 생지옥 된 아이티 수도…2주 동안 148명 사망

연합뉴스 입력 05.11.2022 01:17 PM 조회 1,464
아이티 인권단체 "갱단, 주민 강간하고 산 채로 불태우기도"
6일(현지시간)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에서 갱단이 불태운 차량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가 갱단들의 계속되는 유혈 다툼 속에 생지옥을 방불케 하는 전쟁터가 됐다.

아이티 인권단체 국가인권수호네트워크(RNDDH)는 10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지난달 24일 포르토프랭스 북부에서 갱단간의 전쟁이 시작된 후 지난 6일까지 모두 148명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선 악명 높은 갱단 '400 마우조'와 '셴 메샹'이라는 경쟁 조직이 지역 패권을 놓고 싸우고 있다.

이 과정에 갱단은 상대 갱단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거나 갱단의 잔학 행위에 맞서 목소리를 낸 주민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망자 148명 중 7명은 셴 메샹이 처형한 자신들의 조직원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민간인이었다.

갱단들은 주민들을 총과 칼로 무참히 살해할 뿐만 아니라, 집 안에 가둔 채 불을 지르거나 거리에서 타이어와 함께 산 채로 불태우기도 했다고 RNDDH는 전했다.

살해된 여성들은 대부분 숨지기 전에 성폭행까지 당했다.

유엔도 지난 6일 포르토프랭스의 갱단 다툼으로 최소 75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집계한 바 있다.



갱단 전쟁 피해 집을 떠나 임시 숙소에 머물고 있는 아이티 주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피란길에 오른 주민들도 9천여 명에 달한다.

AFP통신은 최근 며칠 다소 소강상태가 됐으나, 대부분의 피란민은 언제 다시 상황이 격화할지 몰라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리브해 극빈국 아이티가 갱단 범죄로 몸살을 앓는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 정치·사회 혼돈을 틈타 갱단이 더욱 세력을 키우면서 몸값을 노린 납치 범죄 등도 급증했다.

공석인 대통령 대신 아리엘 앙리 총리가 이끌고 있는 아이티 정부는 이 같은 사태에 속수무책이다.

RNDDH는 이번 보고서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잔혹한 학살이 자행"되고 있음에도 "정부 최고위층에선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포르토프랭스 북부의 폭력 사태가 20일 가까이 지속되는 동안에도 아이티 정부에선 이렇다 할 언급이 없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한편 400 마우조의 두목인 제르미니 졸리는 지난해 미국 선교단 17명을 납치한 혐의로 전날 미국서 기소됐다. 아이티 교도소에 수감된 채로 조직을 이끌던 그는 이달 초 미국의 요청에 따라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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