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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안보이는 반도체 수급난…인기모델 생산마저 멈춘 車업계

연합뉴스 입력 09.14.2021 09:59 AM 조회 710
현대차, 팰리세이드·그랜저 생산 일시중단…전기차도 생산차질 우려
차량용 반도체 (PG)[장현경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가 고전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락다운(봉쇄)이 지속되면서 현대차[005380]는 인기 차종까지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하는 현대차 아산공장은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 부족의 영향으로 15일부터 17일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생산 재개는 추석 연휴인 20∼22일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 9∼10일에도 아산공장의 생산을 중단했다가 이번주 가동을 재개했지만, 결국 정상 가동 이틀만에 다시 공장 문을 닫게 됐다.

현대차 울산공장도 반도체가 부족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 울산4공장의 팰리세이드, 스타리아, 그랜드 스타렉스, 포터 생산라인은 전날부터 이틀째 돌아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생산라인[현대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포터를 제외한 나머지 차종 생산은 15일부터 정상화되지만 포터는 17일까지 휴업이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차의 이번 생산 중단은 독일 인피니온과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네덜란드 NXP, 일본 르네사스 등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 기지가 밀집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한 영향으로 파악된다.

특히 말레이시아 기반 대형 반도체 칩 조립 업체인 유니셈[036200]의 셧다운으로 세타 엔진용 전자제어장치(ECU)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급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당초 9∼10월이면 반도체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동남아 지역 델타 변이 확산으로 오히려 하반기에 더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000270]는 상반기부터 국내외 공장의 생산 중단과 재가동을 수차례 반복한 탓에 인기 차종의 출고 지연이 심각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기아가 지난 4월 출시한 K8의 경우 6개월 가량 출고를 기다려야 하며 스포티지·쏘렌토는 4∼6개월, 카니발은 5개월까지 대기해야 한다.

현대차 아반떼는 출고까지 4개월이 걸리며 코나는 3∼4개월, 싼타페 가솔린 모델은 4∼5개월을 대기해야 한다. 투싼은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EV6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출시한 전용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 5와 EV6의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재 출고 속도로는 계약 물량을 소화하기 버거운 상황이다.

아이오닉 5는 지난달 3천337대를 출고했지만 구동모터 수급 차질까지 겹쳐 올해 4만여대의 사전계약 물량을 모두 소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EV6는 출시 첫 달인 지난달 1천910대가 출고되는 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반도체가 2배 이상 더 필요한 전기차의 특성상 아이오닉 5와 EV6도 생산 차질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상반기에 반도체 부족으로 8만대 이상의 생산 차질을 빚은 한국GM은 부평1공장을 이달 들어 절반만 가동하고 있으며, XM3 수출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르노삼성차는 지난 7월 이틀간 부산공장의 가동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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