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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광우병 때 도입한 "동물사료 가축 사용 금지" 해제키로

연합뉴스 입력 06.23.2021 10:18 AM 조회 361
돼지 단백질 가금류에 활용 가능…반대도 허용키로
소·양 등 반추동물에 먹이는 것은 계속 금지
송아지에게 우유를 먹이는 벨기에의 한 농장주 

유럽연합(EU)이 1990년대 광우병 공포 확산 당시 도입한 가축에 대한 동물사료 금지 규정을 풀기로 했다.


다른 곳에서 이미 기준을 완화한 상황에서 EU만 이를 유지할 경우 역내 농장주들의 경쟁력 약화를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의회 환경위원회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안건을 통과했다.

아직 유럽의회 총회 표결이 남아있지만, 녹색당 주도의 일부 반대 세력을 제외하면 대부분 찬성 입장을 보여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오는 8월부터 규제 완화가 적용된다.

앞서 EU 회원국들은 지난 4월 규제 완화안에 합의했고, 유럽의회 의원들이 3개월간 이를 면밀히 검토해왔다.

EU는 영국에서 촉발된 광우병 공포가 확산하자 1994년 포유동물에게서 얻은 가공동물단백질(PAP)을 소나 양 사료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2001년에는 모든 가축으로 금지 대상을 확대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EU에서 마지막으로 광우병이 발병한 것은 2016년이고, 27개 회원국 중 24개 회원국이 이제는 '경미한 광우병 위험 국가'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회원국에 보낸 공지문에서 돼지나 곤충에서 추출한 PAP를 가금류 사료로 사용하는 데는 아무런 위험이 없다고 설명했다.

닭 PAP를 돼지에게, 양이나 소의 젤라틴이나 콜라젠을 다른 가축에게 먹이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EU는 역내에 이를 수출하는 다른 지역 농장주와 동일한 기준 하에서 EU 농장주들이 경쟁하기 위해 이번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되새김질을 하는 반추동물인 소나 양에게 PAP를 먹이거나, 같은 동물 종을 사료로 활용하는 것은 계속 금지된다.

즉 돼지고기 성분이 든 사료를 돼지에게 먹이거나, 가금류가 포함된 사료를 가금류에 먹일 수는 없다.
 

폴란드의 닭 농장 
EU 집행위는 "국제 기준은 단지 반추동물을 반추동물에게 먹이는 것만 금지하고 있다"면서 "모든 가축에 동물 단백질을 금지하는 EU, 반추동물 간에만 적용하는 비EU 국가와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차별 문제를 해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사실상의 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를 단행한 영국은 계속해서 PAP를 가축 사료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다.

영국 농식품부 대변인은 "영국은 최고의 동물복지와 바이오 보안 기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EU에서 탈퇴한 만큼 우리가 EU의 변화를 따라야 할 법적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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