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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긴" 글리포세이트계 제초제 이듬해 새로 핀 꽃 생식에도 영향

연합뉴스 입력 06.17.2021 10:49 AM 조회 324
캐나다 야생 장미 '인가목' 대상 연구…"만 2년 뒤에도 꽃에 흔적"
베를린서 열린 글리포세이트 제초제 반대 시위

흔히 이용되는 글리포세이트(Glyphosate)계 제초제가 한번 뿌리면 다년생 식물의 생식에 이듬해까지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글리포세이트계 제초제는 1970년대부터 사용돼왔지만 최근 몇 년간 발암성 논란에 휘말리면서 집중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캐나다 노던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UNBC) 응용식물학자 리사 우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 자생하는 야생 장미인 '인가목'(人伽木·Rosa acicularis)을 대상으로 글리포세이트계 제초제의 영향을 실험한 결과를 과학 저널 '식물과학 프런티어스'(Frontiers in Plant Science)에 발표했다.

프런티어스에 따르면 연구팀은 기존 나무를 잘라내고 목재를 얻기 위해 침엽수 묘목을 심은 이른바 '컷블록'(cutblock) 세 곳의 야생 인가목과 온실에서 재배한 인가목의 꽃밥과 수술, 꽃가루 등 생식부분을 채집해 글리포세이트계 제초제를 처리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비교했다.

그 결과, 제초제 처리 1년 뒤 꽃가루의 생식능력(viability)이 제초제를 치지 않은 비교군과 비교해 평균 66% 떨어졌으며, 꽃가루를 가진 수술의 일부인 꽃밥이 터지지 않은 것도 30%를 넘어 기능적 불임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글리포세이트 흔적은 제초제를 뿌리고 만 2년 뒤에도 꽃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구팀은 밝혔다.

우드 박사는 "농작물을 대상으로 한 이전 연구를 통해 글리포세이트가 식물에 미치는 영향이 확인됐기 때문에 야생 장미에서 찾아낸 결과가 놀라울 것은 없다"면서 "중요한 것은 시기로, 제초제를 치고 1~2년 뒤에 새로 생장한 부분에서 계속 영향이 발견되는 것은 주목할만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글리포세이트계 제초제가 닿은 인가목의 꽃잎과 꽃밥 색깔이 바뀌어 꽃과 화분매개 곤충과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글리포세이트 제초제류의 정원용품


캐나다에서 인가목, 특히 꽃 부위는 수백 년간 원주민의 식용식물 및 약재로 이용돼 왔으며, 벌과 같은 화분매개 곤충의 먹이가 돼왔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런 색깔 변화가 화분매개 곤충을 더 끌어들이는지 여부와 화분매개 곤충의 배설물에 글리포세이트 잔여물이 있는지 등을 추가 연구할 계획이다. 또 인가목 이외에 다른 식물로도 연구를 확대할 방침이다.

우드 박사는 글리포세이트가 캐나다 내에서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수준에서는 대부분의 생물에 강한 독성을 갖지는 않는 것으로 연구돼 있으나, 만성적 영향이나 종(種)간 상호작용 등과 같은 자연환경 역학의 변화에 관해서는 과학자들도 많은 것을 알지 못한다면서 "더 많이 알수록 좋으며, 연구 결과는 더 좋은 관리에 이용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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