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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나폴레옹 200주년 맞아 추모행사 참석해 논란 가열

주형석 기자 입력 05.06.2021 09:32 AM 조회 3,053
내년 4월 대선 앞두고 보수층 표 의식한 정치행위 논란
현직 대통령 행보로 인해 프랑스 ‘나폴레옹 논쟁’ 치열해져
어제( 5월 5일)는 프랑스 황제였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이 세상을 떠난 지 20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프랑스에서는 나폴레옹을 어떤 인물로 기억하고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를 놓고 새삼 뜨거운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군사 박물관에 있는 나폴레옹 묘역에서 어제(5일) 서거 200주년 추모 행사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나폴레옹은 1804년 프랑스 황제로 즉위했다.

이후 수많은 정복 전쟁을 벌이면서  프랑스를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제국으로 만들었다.

이 때문에 보수파들을 중심으로 국민적인 영웅으로 추앙 받았지만 1900년대 들어서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나폴레옹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무리한 전쟁으로 프랑스 국민 600만여명을 희생시킨 ‘전쟁광’이라는 비판이 그것이다.

1794년 프랑스 대혁명 당시 폐지됐던 노예제를 되살린 것도 나폴레옹이었는데 지금도 프랑스에서는 나폴레옹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프랑스 시민들은 ‘위대한 프랑스 정치인’과 ‘독재자’라는 평가 사이에서 쉽게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평가를 유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나폴레옹 법전 등 위대한 업적을 남긴 점을 인정하면서도, 혁명 이후 스스로 황제에 오르는 등 많은 문제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나폴레옹 서거 200주년 추모 행사에 참석해, 묘역에 꽃을 바치면서 나폴레옹 관련 논쟁에도 불을 붙였다.

프랑스 일각에서는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에 대해서 현직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추모한 것에 대해 부적절 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는데 마크롱 대통령은 단지 역사를 직시 하겠다는 것이라고 자신의 행위를 설명하며 나폴레옹을 일방적으로 찬양 하거나 저평가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나폴레옹 평가와 관련해 끝없는 논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프랑스 역사학자들은 일체의 나폴레옹 관련 행사에 대통령이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이러한 점 등을 감안해 쟈크 시라크 전 대통령은 2005년 아우스터리츠 전투 승리 200주년 기념 행사에 불참했고 마크롱 대통령도 2019년에 열린 나폴레옹 탄생 2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크롱은 이번 나폴레옹 묘역 헌화를 통해 프랑스 대혁명의 유산을 공고히 한 나폴레옹의 업적을 강조함으로써 나폴레옹 이후 프랑스에서 최연소 지도자로 선출된 자신을 나폴레옹의 젊고 강한 이미지에 투영해 부각시키려는 정치적 저의가 깔린 의도적 행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자신의 행보를 통해 나폴레옹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보수 우파 세력의 지지를 받아냄으로써 내년 4월에 있게 되는 대선에서 재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 또한 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폴레옹에 대해서는 여전히 호불호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지만 프랑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이 누구냐는 2019년 여론조사에서 나폴레옹이 전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있는 인물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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