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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젊은층, 백신 새치기하지 말라" 경고

연합뉴스 입력 04.09.2021 11:06 AM 조회 641
치명률 높은 60세 이상 연령층 우선 접종 강조
지난 2월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피우미치노 공항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 앞의 긴 대기줄.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이 여의치 않은 여건 속에서 60세 미만 연령대의 백신 접종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공영방송 라이(RAI)뉴스 등에 따르면 드라기 총리는 8일 밤(현지시간) 관저인 로마 키지궁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60세 미만 국민과 젊은 층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중단하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75세 이상 혹은 노쇠한 분들이 죽음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잘 알면서 도대체 무슨 양심으로 새치기를 하는가"라고 일갈했다.

작년 12월 27일 백신 접종을 개시한 이탈리아의 중앙정부는 의료·보건 종사자와 80세 이상 고령자 등을 최우선 접종 대상으로 정한 접종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하지만 헌법에 명시된 지방자치 원칙에 따라 백신 역시 각 주(州) 정부가 최종 시행 권한을 갖고 있어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실제 일부 주는 자체 계획에 따라 고령자보다 전문 직군의 젊은 층에 우선권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고령층 중심의 사망자는 매일 수백 명씩 나오는 상황이다.

이날 드라기 총리의 경고성 언급도 이러한 엄중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드라기 총리는 다만, 이달 중 백신 수급의 병목 현상이 다소 풀리면서 80세 이상 전부와 70세 이상 대부분이 접종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국은 비교적 여유 있는 백신 물량을 바탕으로 하루 50만 명 접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8일 기준으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371만7천602명, 사망자 수는 11만2천861명이다. 사망자 수는 미국·브라질·멕시코·인도·영국 등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많다.

현재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인원은 370만 명으로 전체 인구(약 6천만 명)의 6.15%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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