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젊어진 삼성전자 사장단…반도체 등에서 세대 교체

메모리사업부 53세 이정배 사장 임명…사장단 평균 연령 59세→58세
'비스포크' 시리즈 창시자 이재승 가전 출신 첫 사장 발탁
성과주의 반영…이재용 부회장 승진은 빠져, 곧 후속 임원인사

삼성 서초사옥 


삼성전자[005930]가 지난달 말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처음 단행한 사장단 인사에서 '안정 속 쇄신'을 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글로벌 위기 상황을 고려해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과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사장 등 부문장 겸 대표이사 3인 체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부 사장단에서 과감한 세대교체를 추진한 것이다.

 

지난 2015년에 4명, 2017년에 7명, 2018년에 1명, 올해 초 4명의 사장단이 교체된 것에 비해 올해 인사는 소폭에 가깝다. 위기 상황에 조직 안정을 꾀하면서 새로운 얼굴로 변화를 모색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부문 사장 인사에서는 철저히 성과주의를 반영했다.
 

소비자 가전(CE) 부문의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한 이재승(60) 부사장은 삼성전자 1986년 입사해 생활가전 분야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생활가전의 산 증인이다.

 

삼성전자 창사이래 생활가전 출신이 사장 자리에 오른 것은 이재승 사장이 처음이다. 현 김현석 CE부문장은 TV(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출신이다.

 

이재승 신임 사장은 '비스포크' 시리즈와 '무풍에어컨'의 히트를 이끌었다. 이로 인해 LG전자[066570]에 뒤져 있는 생활가전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올해 비스포크 등 생활가전의 인기 덕에 TV부문을 합친 소비자 가전(CE) 부문은 올해 3분기에만 1조5천억원이 넘는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반도체 부문에서 50대의 이정배(53) 부사장과 최시영(56) 부사장을 각각 메모리사업부장과 파운드리 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 발령한 것은 삼성의 핵심 사업부인 반도체의 세대교체를 의미한다.

 

현재 삼성전자의 메모리나 파운드리 실적이 양호한데도 젊은 사장을 전진배치한 것은 점차 좁혀지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기술력 초격차 유지를 위해 차세대 주자의 기용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미국의 마이크론은 최근 세계 최초로 176단 낸드 개발에 성공했고, SK하이닉스[000660]도 인텔의 낸드 부문을 인수하며 1위인 삼성전자를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이정배 사장은 1967년생, 최시영 부사장은 1964년생으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핵심 주자들로 꼽혀왔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장 인사로 승진자의 평균 연령은 56세로 작년과 같지만, 전체 사장단 평균연령은 58세로 종전(59세)보다 한 살 젊어졌다.


 

 

법정으로 향하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
 

삼성디스플레이에서도 성과주의 원칙이 적용됐다.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 최주선(57) 부사장이 사장 겸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으로 승진했다.

 

용퇴를 결정한 이동훈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새로운 사업인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전환의 포문을 열었지만 임기 동안 중국 업체들의 저가 액정표시장치(LCD) 공세로 임기 동안 실적 부진을 겪었다.

 

신임 최주선 사장은 퀀텀닷(QD)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사업을 이끌 50대의 신진 장수다.

 

이런 분위기로 볼 때 4일로 예정된 부사장급 이하 후속 임원인사에서도 실적이 부진한 임원은 교체되고 젊은 유능한 인재는 대거 발탁하는 등 대대적인 쇄신 인사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와 시스템 LSI부문 등 반도체 쪽과 무선(모바일), 네트워크 부문의 일부 부사장급에는 이미 교체 통보가 간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이 모아졌던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이번 인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국정농단과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등 재판이 진행중인 가운데 서둘러 회장 자리에 오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이재용 부회장의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재계는 이건희 회장 별세로 회장 자리가 공석이 된 만큼 조직 안정을 위해 머지 않아 이 부회장이 회장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현재 오너 3·4세대가 포진한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한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이 다시 등기이사를 맡을 지 여부는 재판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