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우리 할머니는 고쟁이(?)를 항상 입고 계셨는데 고쟁이 안에 자그마한 주머니를 만들어 놓았다. 주머니에는 한지를 돌돌 말은 뭉치가 있었는데 할머니 전화번호부 였다. 구정이 다가 오면 그 만한 크기의 한지를 잘라 오신다. 그리고는 막내인 아버지를 불러서 이름과 전화번호를 다시 쓰게하고 추가할 것은 추가하고 삭제할 것은 삭제하셨다. 다시 고쳐 적은 할머니 전화번호부 한지는 다시 돌돌 말아 고쟁이 주머니에 넣으시고는 필요할 때 마다 꺼내어 전화번호를 찾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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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은 자그마한 상업은행에서 기념품으로 준 알루미늄으로 된 수첩을 와이셔츠에 넣고 다니셨다. 할머니 피를 그대로 이어 받으셨는지 아버님도 일년에 한번씩 알루미늄 수첩에 맞게 종이를 잘라 이름과 전화번호를 깨알같이 적어 넣으셨다. 저녁에 술이 거나하게 취하셔서 들어오시면 제일 먼저 수첩을 꺼내어 지인들에게 전화를 해서 안부도 전하고 묵은 이야기도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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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셀폰이 있으니 이런 수고가 필요없다. 셀폰에 입력을 시켜 놓고 필요한 사람을 찾아 전화를 걸면 된다. 그 동안 장을 보러 가면 컴퓨터에서 워드를 치고 출력을 해서 리스트를 만들어 가지고 갔다. 하루는 아들이 깔깔하고 웃더니 "셀폰에서 앱을 다운 받아서 거기에 장을 볼 목록을 입력하고 구입한 것은 손가락으로 밀면 없어져요" 하고는 앱을 깔아 주었다. 그러니 이제 장을 보러 가서 물건을 사면 산 목록을 간단하게 지워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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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면 아들도 내가 아버님이나 할머님을 보고 느꼈던 생각을 할 지도 모르겠다. "허참~ 앱만 깔면 간단한데 무엇때문에 그 고생을 해요" 하고 답답하다는 듯이 앱을 깔아주면 왜 당시 아버님이나 할머니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다.
믹싱볼에 절여 놓았던 배추를 넣고 역시 썰어 놓은 대파, 쪽파, 양파를 넣고 잘 버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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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_접시에 완성한 겉절이를 돌돌 말듯이 얹고 그 위에 통깨를 뿌려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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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절이_Fresh Kim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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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절이는 BBQ 파티에 제격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BBQ 파티를 하면 이런저런 야채를 준비하는데 여기에 싱싱한 겉절이를 가지고 가면 인기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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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 뿐만 아니라 타인종 분들도 샐러드처럼 고기에 얹어 먹기도 하고 따로 먹기도 한다.
그러니 BBQ 하는 분들이 캐더링을 주문할 때면 어김없이 겉절이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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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절이_Fresh Kim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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