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일이 밝았다.
오랜만에 모든 스케줄이 비었다.
이번 주는 새벽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정신없이 바쁘다가 갑자기 일이 없으니 뻥한 기분이다.
남편과 아이도 휴일이라고 9시가
넘도록 침대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어제 저녁에 늦잠을 자리라 다짐 하고
침대에 들었는데 새벽 5시에 여지없이 눈이 떠진다.
올해는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구름이 낮게 깔려있다.
오후에 갤려나 했는데 날씨도 쌀쌀하고
여전히 우중충하다.
참다 못해 오후에 뒹굴거리는 남편을
닥달해서 불꽃놀이를 보러 가기로 하였다.
사랑하는 5번 도로를 신나게 달려 샌
디에고 쪽으로 가다 보면 San Clemente State Beach를 만날 수 있다.
이 곳은 산책로도 있어서 운동도 하고
저녁도 먹고, 불꽃 놀이 구경까지 하고 천천히 올라올 계획을 세웠다.
[산 크레멘트 비치_San Clemente Beach]해변을 사람들이 덮어 버렸다.
Address : San Clemente State Beach,
225 Avendia Califia, San Clemente, CA
불꽃놀이로 웬만한 비치는 아침부터
텐트를 쳐놓고 바베큐도 구워 먹으면서 난장을 죽인다는 소문은 미리 듣고 있었다.
허지만 설마 여기까지 사람이 있을까
싶어 San Clemente Beach로 장소를 정했다.
내려가는 5번 도로가 전혀 막히지
않아 순조로운 하루가 될 것이라 생각을 하였다.
도착해 보니 웬걸 해변가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더구나 얼마나 고기를 구워 먹는지
해변 전체가 연기가 자욱하다.
남편 얼굴을 보니 이미 짜증스러운
얼굴이다.
이 와중에서도 다정스럽게 해변가
산책을 즐기는 멋진 노부부가 아름다워 보인다.
날씨가 쌀쌀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수영을 즐긴다.
써핀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렇게
북적거리는 것도 나쁘지 만은 않은 것 같다.
해가 지면 불꽃 놀이를 즐기기 위해
다들 배구도 하고 수영도 하고 시간을 보낸다.
지극히 미국스러운 광경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를 향해 앉아서
구운 햄버거와 맥주를 즐기고 있다.
독립 기념일답게 수영복도 미국 국기
모양으로 만든 비키니를 입고 있는 사람이다.
독립 기념일 불꽃 놀이 시간이 되면
웬지 마음이 설레인다.
집에 있다가도 불꽃 놀이가 잘 보이는
곳으로 이동을 하여 즐긴다.
미국의 대부분의 주에서는 하늘로 쏘아
올리는 폭죽 형태의 불꽃놀이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허지만 독립 기념일 만은 예외라서
모든 이들이 이날 저녁을 기대하고 있다.
역시 미국인답게 해변에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대부분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즐기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근처의 식당에서는 도저히 식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
이럴 줄 알았으면 휴대용 의자와
음식, 음료수, 두툼한 점퍼를 준비해 왔어야 했는데 준비없이 와서 마땅히 앉을 만한 곳도 없다.
이렇게 음악을 연주하면서 도네이션을
받고 있다.
앞에서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기도
하고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촌 아줌마가 되 버린
나는 정신이 하나도 없다.
이렇게 사람들이 넘쳐 나는 곳은
오랜만이라서 적응이 되지 않는다.
어떻게 버티다가 불꽃놀이를 보려고
하였는데 2시간 이상을 버틸 자신이 없다.
결국 불꽃놀이는 동네에서 대강 보기로
하고 해 지기 전에 철수를 하였다.
혹시나 싶어 집 근처 중국집에 전화를
해보았더니 이 날도 영업을 한다고 한다.
결국 우리는 중국집에서 자장면과
탕수육을 나누어 먹고 동네 언덕에 올라 불꽃놀이를 감상하였다.
오렌지 카운티의 미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