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 부부와 함께 가까운 산에 등산을 간다고 나섰다. 등산로 입구에 차를 세우고 올라가던 도중 엄청나게 많은 고사리 나물이 나의 눈에 들어 왔다. 순간적으로 한국의 아줌마 마음으로 돌아가서 고사리 밭으로 돌진하였더니 남편이 화들짝 놀라면서 한마디 한다.
‘여보야~ 그거 고사리 마구 따면 불법이다.’
‘무슨 소리야!! 자기들은 고사리 먹지도 않는데 좀 따서 먹으면 무슨 상관야’
마구 따서 봉지에 담으니 옆에 있던 친구가 한마디 거든다.
‘제수씨~ 그거 따면 불법입니다. 죄송하지만 않하면 좋겠습니다.’
제대로 망신을 당해서는 얼굴이 벌개져서 한마디도 하지 않고 올라갔다 내려 오니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아무리 고사리나 나물이 지천이라도 미국에서는 따지 않아야 한다. 여기서는 불법으로 조개를 캐다가 걸리거나 나물을 채취하다 걸려서 돈은 돈대로 쓰고 망신은 망신대로 당한 이야기를 심심찮게 듣는다.
며칠후 남편 친구가 마음이 그랬던지 씨애틀 고사리 말린 것을 가지고 들러서는 시원하게 웃으면서 한마디 한다.
‘제가 고사리 나물이 먹고 싶으니 이걸로 한접시 만들어 주세요.’

고사리 Bracken …… 300g
고운 소금 Salt …… 1작은술
통깨 Sesame …… 1작은술
다진 마늘 Garlic …… 1큰술
들기름 Perilla Oil …… 2큰술
올리브 오일 Olive Oil …… 2큰술
다진 파 Scallion …… 2큰술

만들기
햇나물은 재료 맛을 살리도록 간단한 양념에 무쳐 먹는 경우가 많다. 말린 나물은 잘 불려서 양념이 잘 배도록 볶아 먹는 요리가 많다.
1_말린 고사리는 따뜻한 물에 불리고 물에 여러번 헹군 다음 지저분한 부분은 떼어 내서 다듬어 놓는다.
2_냄비에 물을 끓이다가 불려 놓은 고사리를 넣고 2분간 삶은 후 찬물에 헹군다.
3_삶은 고사리는 물기를 짜서 제거하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놓는다.
4_믹상 볼에 손질한 고사리를 넣고 분량의 다진 마늘, 들기름을 넣고 조무조물 무쳐서 섞어준다.
5_달구어진 팬에 올리브 오일을 넣고 다진 파를 넣어 볶다가 어느정도 향이 배었다 싶으면 준비한 고사리를 넣고 중간 불에 10분간 볶아 준다.
6_완성된 고사리 나물은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통깨를 뿌려 완성한다.
고사리 나물 뿐만이 아니라 호박오가리, 가지오가리 같은 말린 나물은 끓이거나 볶아서 간이 속으로 충분히 배이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말린 나물은 오래 은근하게 끓여서 조리하는 요리와 잘 어울린다.
조리시 약간 덜 불려진 것 같으면 볶을 때 물을 조금 더 넣어서 삶듯이 복으면 된다. 조금 더 맛있게 먹고 싶다면 조미료 대신 다시마 육수를 준비해 놓았다 사용하면 더욱 감칠 맛이 난다.
오렌지 카운티의 미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