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 현) 웨딩TV 대표이사
  • 전) 우송 정보 대학 웨딩이벤트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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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의 만남과 결혼]60세 남자 "100% 한국 여자라야 합니다. 중국 교포는 DNA가 또 섞이니까 안됩니다"

글쓴이: sunwoo  |  등록일: 05.14.2017 08:10:45  |  조회수: 4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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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4년 동안 십수 만명을 만난 중매쟁이다. 그 중엔 내 삶의 방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개개인의 가치관, 성적 취향, 이성상 등은 다른 사람이 재단할 수 없고, 100명이면 100명 모두 그 생각은 가치가 있기 때문에 존중할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 비슷한 시기에 두 남성의 재혼 의뢰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55년생과 50년생인 두 사람 모두 출산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그분은 해외 교포였다.


대표님. 저는 반드시 아이를 낳아야 합니다.
출산 가능한 연령대 여성을 만나고 싶습니다.”

“선생님 연세가?”
“우리 나이로 예순이지요. 55년생.”
“출산 연령이라면 많아도 30대 중반인데.
그런 여성분 만나는 건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대표님을 찾아왔지요.
제가 나이 어린 여자를 만나려고 주책을 부리는 거 절대 아닙니다.
자식 하나 꼭 갖고 싶습니다. ”



 

 

60세 아저씨, 아들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아이 원한다며

사연인즉, 이랬다. 그는 학창시절에 부모님과 함께 이민을 한 후 중견사업가로 성공했다. 5대 독자인 그는 결혼해서 아들 하나를 두었는데, 자식을 더 많이 두지 못한 것이 아쉽긴 해도 그나마 아들을 낳아 대를 잇게 되어 본인이나 부모님이 다행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그렇게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오다가 10여년 전 아내와 사별하면서 삶의 고비를 맞이했는데, 그래도 부모님을 모시고, 아들을 키우면서 사업에 전념했고, 아들이 빨리 장성해서 가정을 이뤄 손자 손녀들을 많이 낳아주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몇 년 전 아들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그런 희망마저 사라져 버렸다.
“사업을 해봤자 뭐하나, 왜 살아야 하나, 싶었어요. 삶의 의미를 잃고 방황했죠.”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노을지는 하늘을 보며 힘없이 앉아계시는 부모님의 가녀린 뒷모습을 보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한다. ‘저분들이 사시면 얼마나 사시겠나. 의지할 데라곤 나 하나뿐인데, 내가 지금 왜 이러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자 그는 재혼을 결심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자식 하나 두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을 거다, 이런 생각을 하니까 세상이 달라 보였어요. 내 욕심일 수도 있지만, 찾아보면 나를 이해해줄 여자 하나 없을까, 후회하지 않게 노력이라도 해보자,

이런 결심이 나를 일으켜 세웠어요.”
“건강은 괜찮으시고요?”
내가 묻는 것이 단지 건강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그는 웃으면서 말했다.
“누울 자리 보고 발을 뻗는다고, 내가 능력도 없이 이러겠어요? 정밀 검사받았는데, 아직 생식능력이 충분하답니다. 물론 여성분도 임신하는 데 문제가 없는지 결혼 전에 건강진단을 받으면 좋겠어요. 알아보니 인공수정은 쌍둥이를 낳을 확률이 높다고 하네요. 쌍둥이를 2번 낳아 4명 정도 낳으면 출산 부담도 덜하고, 여러모로 좋을 것 같은데.”
“많은 걸 준비하셨는데, 맞는 여성분이 있을지 확언하기는 어렵습니다. 가능성은 열어두되, 너무 기대는 하지 마시고, 기다려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알아본 분 중에 만나시면 좋은데, 그런 분은 안 계신 거죠?”
“내 가정사를 아는 사람들은 아내에 대한 기억이 있으니 새로운 관계를 맺는 걸 어려워하고, 교포사회라는 게 서로 얽히고 얽혀 있어서 그 안에서 사람을 찾는 건….”
“꼭 한국여성이라야 합니까? 만일 찾기 어려우면 대안으로 범위를 좀 넓히시는 건 어쩌신가요? 중국 교포분들도 염두에 두고 계신가요?”


“아니요. 100% 한국분이라야 합니다.
중국 교포는 DNA가 또 섞이니까 안됩니다.”



외국에 살면서도 대를 잇는다는 것, 혈통, 이런 것에 애착을 갖는 것이 의아할 수도 있지만, 그분은 한국을 떠나던 3-40년 전의 정서를 아직도 갖고 있기 때문에 ‘내 피붙이’를 더 찾는다. 많은 해외 교포들이 한국인 배우자나 사위, 며느리를 찾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여성분 입장에서는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또 외국에서 살아야 하고, 나름대로 양보할 부분이 있는데, 결혼하게 되면 무엇을 해주실 수 있나요?”
“모든 애정을 쏟아야죠.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해주고요. 부모님은 아이 낳을 때마다 10만불씩 보너스 주신다고 하시는데…. 말로 하자면 그렇다는 거고, 뭐 아까운 게 있겠어요?”
이런 의뢰를 받고 머리 아플 정도로 고민하고 있는데, 새로운 의뢰를 받았다. 이번엔 한 술 더 떠서 50년생, 우리 나이로 65세 남성이 재혼해서 자녀를 낳고 싶다는 것이다.
“불임 판정 받았지만 원천은 살아있다 해요, 정자를 보관해 두었어요”
이렇게 20~30년 나이 차이가 나는 결혼과 출산은 24년 동안 3번 정도 성사가 된 것 같다. 그만큼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이분 역시도 나름대로 재력이 있고, 명망 있는 집안 출신이다. 20대에 결혼했지만 불임이라는 판정을 받고 아이 없이 살다가 이혼을 했다고 한다.
“내 팔자에는 자식이 없다고 포기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다시 진단을 받으니 정자는 있는데, 중간에서 막힌 것이고, 원천은 살아있다고 하네요. 그 소리를 듣는 순간 기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자식 없이 살아온 세월이 너무 억울한 겁니다. 현대 의학으로 가능하고, 그럴만한 돈도 있고, 나도 아직은 살 날이 많은데, 자식 하나는 둬야 하지 않겠습니까?”
“출산은 가능하신 건가요?”
“현재로서도 능력은 되는데, 예전에 정자를 보관해놓은 게 있어요. 정상적으로 안 되면 의학적으로라도 확률이 있다고 하네요.”
그분은 그동안 출산을 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알아보고, 상대를 찾아왔고, 그러다가 나한테까지 의뢰하게 된 것이다.
“내가 젊은 여자 욕심이 나서 이러는 게 아닙니다. 내 아이 낳아주고, 나와 평생을 함께할 반려자를 찾는 겁니다. 가능하겠습니까?”
“세상 사람들은 다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음과 양이 있는 거고요. 선생님의 경우를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은 5만명 중 1명 정도라고 봅니다. 우리나라 싱글 전체를 700만명으로 보고, 그 중 30대 초중반까지는 200만명 정도로 잡으면 50년생 선생님의 상대는 100명 정도 되고, 같은 의뢰를 하신 56년생분이 계신데, 그분의 상대는 200명 정도 된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대한민국 전체를 통틀어 선생님의 상대가 될 수 있는 분은 100명 미만이라는 겁니다. 그 여성을 어떻게 찾느냐가 문제지요.”
솔직히는 이렇게 말하면 그분이 포기할 줄 알았다. 그분의 의뢰를 거절할 생각으로 이런 말을 한 것인데, 그분은 그렇게라도 가능성이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는 것이다.
“그렇게 정확히 말해주니까 믿음이 가네요. 그동안은 찾아준다고, 얼마든지 있다고, 잔뜩 기대하게 해놓고 비용만 많이 챙기고들 했는데.”
두 분의 상대를 찾는 건 분명히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도 내가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이런 제안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결혼적령기도 늦어지고, 이성을 만나는 시기도 늦어지고 있다. 더구나 지금은 100세 시대다. 마음만 먹으면 이렇게 6-70대에도 이성을 만날 수 있다. 한편 1~2자녀가 일반화되면서 거기에 따른 많은 사연도 생기고 있으며, 출산 가능한 육체적 한계가 있으므로 이런 경우는 앞으로 더 많아지고, 절실해질 것이다.
결국 이 두 분의 사례는 앞으로 늘어날 배우자를 찾는 조건의 또 하나의 공약수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어딘가에 있을 100명, 혹은 200명의 여성을 찾기 위해 나는 오늘도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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