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 현) 웨딩TV 대표이사
  • 전) 우송 정보 대학 웨딩이벤트학과 겸임교수
phone_android 213-435-1113
sunoola

[이웅진의 만남과 결혼] 10년 넘게 궁합 맞는 여자만 찾는 남자

글쓴이: sunwoo  |  등록일: 05.03.2017 21:21:24  |  조회수: 3744

 

중매이야기15.png





한 회원의 문자가 왔다.
“대표님. 일전에 추천해준 의사분과는 궁합이 안맞는다고 하네요. 이번에는 기대를 했었는데, 너무 아쉽습니다. 매번 신경 많이 써주시는데, 이런 답신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답신을 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다음 상대를 다시 찾아서 추천해드리지요.”
이 남성회원과 이런 내용의 문자를 주고 받은 것이 10년째이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에는 전화로 의사 전달이 이뤄졌다. 28세던 그가 38세가 될 정도로 긴 세월이었다.

 



그가 이번 경우처럼 궁합을 봤는데 안맞는다고 한 것이 10년 동안 300~400명이 넘는다. 실제로 만난 경우는 50여명 밖에 안된다. 그래도 내가 그를 계속 중매해온 이유는 직업적인 부분도 있지만 그는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면서도 소개하는 사람이 기분 나쁘지 않고, 오히려 애착을 갖고 일을 하게 만드는 매너라면 매너, 아니면 요령 같은 게 있었다.
그를 만난 여성들 심지어 그가 거절했던 여성들 중에 그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인간적인 매력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는 내가 만나본 사람 중에 뛰어나게 능력 있고, 품격과 인격을 갖춘 남성이었다. 좋은 집안에서 잘 자랐고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었다. 결혼상대에 대해 많은 것을 볼 수도 있는데,
그가 우선적으로 원하는 것은 궁합이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궁합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결혼에서는 존중받아야 할 자신만의 가치가 있다. 누구는 늘씬한 스타일을 원하고, 누구는 경제력을 중시한다. 누구는 성격, 혹은 외모, 라이프 스타일을 소중한 가치로 생각한다. 이렇듯 이성에 대한 다양한 생각은 결코 평가의 대상이 아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서 그의 거절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너무 까다롭다면서 불평을 하는 매니저도 있었고 그러면 불러다 놓고 일장연설을 하곤 했다. 물론 그로 인해 나한테 혼이 난 매니저도 몇 있었다.

그는 3형제 중 막내이다. 위로 두 형도 내가 중매를 했는데 두 사람 모두 소개한 지 반년 안에 결혼을 했다. 그 역시도 뭐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사람이라 쉽게 결혼할 줄 알았다. 그런데 10년이 지나도록 나는 여전히 그와 궁합이 잘 맞는 여성을 찾고 있는 것이다. 어쩌다 궁합이 맞으면 성격, 스타일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거절을 하기 때문에 그를 중매하는 일이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걸릴 지는 잘 모르겠다.

최근에는 어떻게든 결혼을 성사시킬 생각에서 세번에 걸쳐 50명의 리스트를 그에게 주었다. “대표님. 어쩌죠? 궁합봐주는 사람이 있는데, 저랑 맞는 여성이 한명도 없다네요.”
“150명 전부 안맞는데요? 한명도요?”

내 생각에는 실수를 한 것 같았다. 궁합 시스템을 통해 그와의 궁합을 먼저 맞춰본 후 리스트에 맞다, 안맞다, 표시한 것을 지우지 않고 그에게 준 것이다. 궁합 보는 사람이 기분 나빠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물론 공들여 찾은 150명의 여성을 모두 거절당하고 나니 허탈함에 드는 생각이었다.

“150명 궁합 보는 데 수백만원 들었습니다.”
“그럼 그 많은 여성들 궁합 보는 데 다 돈을 줬다는 거예요? 지금까지 궁합보는 데”
“수천만원 들었죠.”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그는 여전히 궁합 맞는 상대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의 가치관이 바뀌더라도 50년, 100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 바로 궁합이다. 결혼 커플의 20% 이상은 궁합을 꼭 보고, 100명 중 5명은 궁합이 맞아야만 결혼을 할 정도로 신봉한다. 점을 보고 운세를 보듯이 결혼을 하는 데 궁합을 보는 것이다. 여기에 해당되지 않은 사람들은 아마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나는 이혼한 사람들도 많이 만나는데, 그들 중 결혼 전 궁합이 좋았다가 30%이고, 좋지 않았다가 30%이다. 어찌 보면 만나서 잘 살면 좋은 궁합이라고 할 수 있다. 어쨌건 궁합은 현재 존재하는 결혼문화 중 하나이고, 그를 통해 그 영향력이 극명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그의 문자를 받고 나는 또다시 여성들을 찾고 있다. 물론 힘들다. 하지만 결혼에 대해 이 정도 신념이 있는 그가 오히려 훌륭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나는 그를 꼭 결혼시키고 싶다.

 

 


●선우공식블로그
http://blog.naver.com/sunoo1111

●커플닷넷
http://www.couple.net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sunoo1111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unoo.weddingTV

 



DISCLAIMERS: 이 글은 각 칼럼니스트가 직접 작성한 글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이 내용을 본 후 결정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게시물을 본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는 이 글에 대한 내용을 보증하지 않으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라디오코리아의 모든 게시물에 대해 게시자 동의없이 게시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 등의 행위는 게시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금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무단으로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하는 경우 저작재산권 침해의 이유로 법적조치를 통해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This column is written by the columnist, and the author is responsible for all its contents. The user is responsible for the judgment made after viewing the contents. Radio Korea does not endorse the contents of this article and assumes no responsibility for the consequences of using this information. In principle, all posts in Radio Korea are prohibited from modifying, copying, distributing, and transmitting all or part of the posts without the consent of the publisher. Any modification, duplication, distribution, or transmission without prior permission can subject you to civil and criminal liability.
전체: 1,100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