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 현) 웨딩TV 대표이사
  • 전) 우송 정보 대학 웨딩이벤트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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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의 만남과 결혼] 600번 맞선 본 남자, 결혼할 때는

글쓴이: sunwoo  |  등록일: 04.27.2017 02:06:50  |  조회수: 2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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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선계 전설적인 인물 한명이 지난 12월 결혼했다.


40대 후반이다.
결혼신고를 해서 호적등본에는 분명 유부남인데, 그가 결혼식을 한 장소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호텔, 교회, 성당, 하다 못해 동네 예식장에 이르기까지 그 어디에도 그가 결혼식을 했다는 흔적은 없는 것이다.


이유는 단 하나,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혼인신고만 했기 때문이다.

맞선을 600번 이상 봤을 정도로 한때 잘 나가서 ‘연애의 황태자’, ‘미팅의 신’이라고까지 불리던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가 결혼식을 생략하는 현실적인 선택을 한 과정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그의 지난 세월을 추적해본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그가 30대에 막 들어선 90년대 중반이다.

그는 회원의 친구였는데, 당시 대기업에 근무하던 그에게서는 얼굴에서 광채가 날 정도로 외모가 훨칠했고, 세련된 스타일과 매너를 갖춘, 한마디로 킹카 중의 킹카였다.


킹카중의 킹카 여성을 소개하기 벅찰 정도 몇 명의 여성을 소개했고, 여성들에게는 호감을 얻었는데, 그는 다 거절했다. 그가 허황되게 눈이 높은 게 아니라 내가 보기에도 잘난 사람이었고, 솔직히 말하면 당시 나의 내공으로는 그의 상대를 찾기가 힘들었다. 그렇게 그와의 연락이 끊겼다.


그리고 2-3년이 흘렀다. 내가 기획한 등산미팅이 회원들의 호응을 얻어 꾸준히 진행되고 있던 즈음이었다. 주말 도봉산 등산 미팅이 있던 날인데, 거기에 그가 참가한 것이다. 내가 산행을 이끌면서 계곡에서 자기 소개하고, 짝을 이뤄 등산을 하고, 하산하면서 마음의 결정을 하는 방식으로 미팅이 진행됐다. 하산해서 마음에 드는 이성을 3명 적어내면 서로를 선택한 남녀가 커플이 되는데, 그날 참가한 11명의 여성이 모두 그를 1순위로 적어냈다.


말이 되는 것이, 그는 2~3년 전보다 훨씬 더 멋있어졌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개인 사업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 자신감이 넘치고 연륜이 쌓여 원숙미까지 느껴졌다. 그의 친구인 회원으로부터 사업도 잘되고 연애계에서도 잘나간다는 얘기를 들은 차였다.


그날 그는 묘하게 내 자존심을 긁는 얘기를 했다. 나의 자격지심인지는 몰라도.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주세요. 꼭 한번은요.” 여전히 그를 만족시키는 여성을 찾기 힘들었고, 내가 아직은 ‘하수’임을 다시 한번 인정해야 했다. 이때를 계기로 그와 친해지게 되었는데, 그의 친구인 회원과 함께 사석에서 그를 몇 번 만난 적이 있었다.


한번은 커피숍에서 만났는데, 저쪽에 한때 만났던 여자가 있다면서 슬그머니 자리를 피하는 것이었다. 언젠가는 그를 따라 규모가 큰 주점에 갔는데, 거기에도 아는 여자가 있었다. 그 때 벌써 400명 이상 만난 것 같다고 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가 가는 곳마다 주위에 아는 여자들 넘쳤고, 그러다가 다시 그와 연락이 끊겼다. 그리고 10여년 만에 그를 다시 만났다. 이번에는 정식으로 홈페이지에 회원 등록을 하고 가입한 상태였다. 그의 이름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그 정도의 조건이라면 마음만 먹으면 결혼을 10번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재혼인가 했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40대 후반이 된 그는 젊은 시절의 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나이의 남자들이 살이 찌고 배도 나오고, 그런 것에 비해 그는 여전히 보기 좋을 정도로 나이가 들었고, 당당했다. 하지만 세월은 이길 수 없었던지 흰머리가 듬성듬성 보였다. 호감은 줄 수 있었지만 더 이상 최고의 남자는 아니었다. 아니 왠지 궁색해보였다. 이제는 내 안목이 높아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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