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결혼을 재촉하고,
여자는 느긋하게 결혼하고 싶고..
“두어달 만났으면 이제 결정해도 되잖아요.
근데, 자꾸 머뭇거려요. 서로 좋아하고, 나이도 꽉 찼고,
그러면 시간낭비 할 필요 없죠.” (남성)
“좋아해요. 결혼 생각도 하고요. 빨리 결정하는 게 싫은 거죠.
한 몇 개월 더 연애하자는데, 좋아한다면서 그것도 못들어주나요?” (여성)
“결혼하고 연애하는 기분으로 살면 되죠. 여자들은 너무 따져요.” (남성)
“결혼은 결혼이고, 연애는 연애지. 어떻게 결혼이랑 연애가 같아요?
그래놓고 결혼하면 딴 소리 할 거면서..” (여성)
30대 중반, 30대 초반의 남녀는 만난 지 두달째다.
둘을 서로에게 호감이 있다.
하지만 남성이 프러포즈 하면서
호시절은 끝이 났다.
좋아하는 감정이 없어진 게 아니라,
결혼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달라서다.
남성은 “빨리..”, 여성은 “아직..”이다.
물론 두 사람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지방에 본가가 있는 남성은
오랜 자취생활에 지쳤고,
결혼해서 안정된 가정을 갖고 싶어한다.
반면, 여성은 결혼 결정이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남자가 프러포즈하면,
여자의 선택지는 결혼하느냐, 아니면
헤어지느냐, 그 두가지인가요?”
그녀의 마음은 O도 아니고, 그렇다고 X도 아니다.
일종의 △이다.
좀 더 만나면서 확신이 생기면
그 때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기다렸는데, 그 때 가서 싫다고 하면요?” (남성)
“2달 만나고 결혼 결정하는 것 자체가 빠른 거잖아요.
남들처럼 몇 개월 더 만나보겠다는데.
너무 죽자 살자 달려드는 것 같아요.”
이럴 경우 난처한 건
두 사람 사이에 있는 커플매니저다.
두 사람이 담당 매니저인 나에게
하소연을 하는 이상 중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각각 결혼을 하고 싶은 이유,
결혼을 망설이는 이유가 있을 성 싶었다.
“서로 밀당하고, 연애하고, 하는 데
지친 건 사실이에요.
그래서 그녀가 결혼상대로 괜찮다는 확신이 선 순간
달려든 거죠.” (남성)
“저도 결국은 그 사람을 선택할 거 같기는 해요.
하지만 이런 식으로 떠밀리듯 결정했다가
후회할까봐서요.
그래도 충분히 만나고 보면 제 스스로가
이 정도면 결정해도 되겠다, 그럴 것 같아요.” (여성)
어쩜 그녀는 프러포즈에 대해
마음을 정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험 답안지를 검토하듯이
더 생각하고 고민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분이 00님을 정말 사랑하나 봅니다.
오래 기다리는 게 싫다는 거잖아요.
근데요. 몇 개월 연애하고 결혼하면 적당한지는
정답이 없어요.
후딱 결혼한다고 그 사람들이 신중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오래 연애한다고 서로를 더 많이 알게 되는 것도 아니고요.”
그리고 덧붙였다.
“딱 한가지 말씀드리자면요.
본인 결혼상대로 그 분이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망설이지 말라는 거예요.”
상대의 모든 면이 좋아서 결혼하는 커플은 없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더 좋은 사람을 찾는 건,
우리가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더러는 헤어지고 후회하기도 한다.
그녀가 확신을 갖지 못하는 건
물론 더 좋은 사람을 찾으려고 그러는 게 아니다.
지금은 좋지만, 더 만나보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고 했다.
“내가 이런 얘기를 하면
그 사람은 아마 자기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속상해할 거예요.” (여성)
“근데, 이미 그분은 00님이 자기와 결혼하는 걸
망설인다고 속상해하는 걸요.
왜 쓸데없는 오해를 하게 만드세요?”
남성에게 넌지시 얘기했다.
“00님에게 조금만 더 시간을 주세요.
성격이 신중한 사람인데,
밀어붙이면 빨리 결정을 하는 게 아니라
그만둬버리죠.
같이 가야지, 끌고 가실 거예요?”
두 사람은 노력 중이다.
남성은 그녀를 기다리느라,
여성은 그 사람에게 가까이 가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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