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잡이 박평식의 세계여행]
경이로우며 숭고하기까지 한 그리스 메테오라
11월 초 그리스 일주를 다녀왔습니다.
'신들이 사는 야외 박물관'으로 불리는 그리스는 볼거리가 참 풍성합니다.
그중에서도 아직 한인들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정말 매혹적인 여행지 한 곳을 소개합니다.
이름하여 메테오라(Meteora)입니다.
메테오라는 그리스어로 ‘공중에 떠 있다’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피니오스강 상류에 기둥 모양으로 우뚝 솟은 기암들이 줄지어 있는데 그 정상에 수도원이 아슬아슬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지요.
낮게는 300m부터 높은 곳은 600m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사암 바위 꼭대기에 수도원이 위태로운 모습으로 매달려 있습니다. 그리스 정교회를 인정하지 않는 이슬람 투르크족의 침략과 종교박해를 피해 수도사들이 바위에 터를 잡기 시작한 것입니다. 바위 꼭대기에 계단이 있었을 리 만무합니다. 밧줄을 걸고 벽돌과 흙을 운반해 일일이 손으로 다듬어 이렇게 아름다운 수도원을 세웠습니다.
한때는 20여 개나 되던 수도원이 있었지만 지금은 총 6개의 수도원이 남아 있습니다. 1988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복합문화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10대 불가사의 건축물로도 손꼽힙니다.
눈앞에 펼쳐진 이 불가사의한 광경에 감탄하지 않을 사람은 단연코, 아무도 없습니다. 직접 본 수도원은 경이로우며 숭고하기까지 합니다. 메테오라 수도원은 영화 007 시리즈 ‘포 유어 아이스 온리’(1981년작)에 등장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