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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선 MLB…투수들의 '이물질' 사용 뿌리 뽑는다

등록일: 06.07.2021 15:51:05  |  조회수: 360
모자 바꿔쓰라고 지시하는 조 웨스트(왼쪽) 심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공에 이물질을 묻히는 투수들의 행위를 경기 중에 단속할 것으로 보인다.

ESPN은 5일(미국시간) "투수들이 이물질을 사용하는 부정투구 의혹이 최근 MLB 이사회에서 화두에 올랐다"며 "이르면 다음 주부터 심판들은 경기 중 무작위로 공을 검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그동안 심판들은 (상대 팀) 벤치의 요청이 있기 전엔 이물질 검사 등을 적극적으로 이행하지 않았다"라며 "이로 인해 최근 몇 년 동안 투수들의 이물질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ESPN은 "공 확인 작업은 선발 투수를 기준으로 한 경기에서 두 차례 정도 이뤄지며, 경기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주로 공수교대 때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물질을 사용한 부정투구 논란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2014년 뉴욕 양키스의 투수 마이클 피네다는 목덜미에 파인 타르(송진)를 묻히고 경기에 나섰다가 퇴장과 1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해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투수 트레버 바워가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리그 투수 중 약 70%가 이물질을 사용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클럽하우스 매니저였던 라이언 하킨스가 게릿 콜(뉴욕 양키스), 저스틴 벌렌더(휴스턴 애스트로스) 등 정상급 투수들이 이물질을 사용해 부정 투구를 했다고 주장했다.

하킨스는 선수들의 부탁을 받아 자신이 직접 송진과 크림 혼합물을 섞어 이물질을 만들어 제공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끈적끈적한 이물질을 사용하면 공의 속도와 움직임, 회전력을 높일 수 있다.

일부 선수들은 경기 전 미리 만들어 둔 이물질을 모자나 글러브, 벨트, 목덜미에 묻힌 뒤 공에 옮겨 바르는 방식으로 부정 투구를 한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중계방송을 보면 일부 투수들의 모자, 글러브의 일부분이 짙게 변색됐거나 무언가를 바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MLB 사무국은 그동안 투수들의 부정 투구를 적극적으로 막지 못했다.

많은 선수가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데다 선크림 등 다른 이물질과 부정 투구용 이물질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심판들은 검사 자체가 투수의 멘털을 흔들 수 있고,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부담감 때문에 쉽게 나서지 못했다.

지난달 26일 조 웨스트 심판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우완 불펜 히오바니 가예고스에게 검게 변색한 모자를 다른 모자로 바꿔쓰라는 지시를 내렸다가 마이크 실트 감독의 거친 항의를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각 팀의 소극적인 자세가 부정 투구를 늘렸다는 지적이 많다.

ESPN은 "MLB 각 구단은 소속 팀 투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상대 투수가 부정 투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체 했다"며 "MLB 사무국이 부정투구 적발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펼치기로 하면서, 이제부터 각 구단은 상대 팀 투수들의 이물질 사용을 경쟁적으로 적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MLB 사무국이 부정투구 논란에 태도를 바꾼 건 투고타저 현상이 매우 짙어졌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4일까지 MLB 전체 타율은 0.236으로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스포츠 통계 사이트인 엘리어스 스포츠 뷰로는 "리그 타율 0.236은 투수 마운드를 15인치에서 10인치로 낮췄던 1968년(0.22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고 전했다.

지난해 MLB 타율은 0.245, 2019년은 0.25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