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개막일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은 4월 1일 실전 등판이 가능한 상태로 몸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류현진의 전담 트레이너로 일하는 장세홍 트레이닝 코치는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류현진의 몸 상태는 지난해보다 좋다. 2월에는 불펜 피칭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선수 노조와의 단체협약(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CBA)을 개정하지 못하고 직장폐쇄를 택한 터라, '토론토 구단 소속'인 장세홍 코치도 류현진의 훈련에 직접 관여하지는 못한다.
장 코치는 훈련 일정을 관리하고, 몸 상태를 점검하는 수준으로만 류현진을 돕고 있다.
막막한 상황에서도 류현진은 차분하게 예열 중이다.
일단 '4월 1일'을 2022년 개막일로 가정하고, 훈련 일정을 짰다.
메이저리그 노사가 2월 중에 CBA 개정에 합의하면, 메이저리그 구단은 스프링캠프 기간을 줄이고 '4월 1일 개막'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
장 코치는 "지금도 불펜피칭이 가능한 상태다. 직장폐쇄가 길어질 것을 대비해 서두르지 않을 뿐"이라며 "어깨, 팔꿈치 상태는 정말 좋다. 미국 현지 상황을 보며 조정을 하겠지만, 당분간 류현진 선수는 4월 1일 등판을 기준으로 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9일 입국해 짧은 휴식을 취한 류현진은 김광수 전 한화 투수가 운영하는 54K 스포츠에서 훈련하며 체력을 키웠다.
1월 6일부터 20일까지는 제주도 강창학야구장에서 장민재, 김기탁(이상 한화 이글스), 이태양(SSG 랜더스)과 실외 훈련을 했다.
류현진은 제주 훈련 기간에 롱토스와 평지에서 18.44m(투구판에서 홈플레이트까지의 거리) 투구 등을 했다.
작년 제주 캠프(2021년 1월 7∼21일)에서는 불펜피칭을 한 차례 했다.
올해도 제주 캠프 기간에 불펜피칭을 한 차례 할 계획이었지만, 직장폐쇄가 길어질 수 있어서 불펜피칭 시작 시점을 조금 늦추기로 했다.
류현진은 2월 3일부터 경남 거제 하청스포츠타운에서 개인 훈련을 한다. 류현진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친정팀' 한화 이글스가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장소다.
류현진은 거제에서는 불펜피칭 등 투구 훈련 시간도 늘려갈 전망이다.
이번 거제 훈련에도 직접 관여하지 않지만 장 코치는 "류현진은 신체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지난해보다 훨씬 좋은 상태"라며 "경험이 많은 선수여서 메이저리그 일정이 확정되는 시점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류현진은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을 올렸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시절이던 2013∼2014년, 2019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이자 토론토에서는 처음으로 시즌 최다승인 14승을 거두고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2위로 2021년을 마감했지만, 다른 지표에는 만족할 수 없었다.
류현진은 2013년 빅리그 입성 후 최다인 10패를 당했고, 평균자책점도 어깨 부상으로 한 경기만 던진 2015년(11.57)을 제외하고는 가장 나빴다. 홈런도 개인 한 시즌 최다인 24개를 내줬다.
팀 내 위상도 흔들렸다.
류현진은 2020년 토론토 부동의 에이스로 불렸다. 그러나 2021년 토론토의 에이스는 로비 레이였다.
레이가 팀을 떠났지만 토론토는 호세 베리오스와 연장 계약을 하고, 케빈 가우스먼을 영입했다.
많은 미국 현지 언론이 베리오스와 가우스먼을 2022년 토론토 원투펀치로 지목한다.
류현진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법한 평가다. 하지만 류현진은 '저평가' 받을 때마다 반등에 성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개막이 미뤄지고, 팀당 60경기의 단축 시즌을 치른 2020년에는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토론토 에이스 역할을 했다. 그만큼 변수에도 유연하게 대처한다.
미국 출국 일정도 잡지 못하는 막막한 상황이지만, 류현진은 차분하게 2022시즌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