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가 믿음을 주는건 분명한 사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미네소타 트윈스 폴 몰리터(50) 감독이 박병호(30) 활용법을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몰리터 감독은 박병호를 어느 자리에 써야 가장 효율적인지 장고에 들어갔다. 시범경기를 통해 힘과 능력은 충분히 보여줬고, 이제 선수가 능력을 발휘하도록 돕는 건 감독의 몫이다.
미국 미네소타 지역 신문 '파이오니어 프레스'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몰리터 감독과 가진 인터뷰를 소개했다. 인터뷰에서 몰리터 감독은 "박병호는 어떤 투수와 붙어도 밀리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몰리터 감독은 "사람들이 내게 '박병호가 기대를 뛰어넘었나'라고 물어보는데, 난 단지 그를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점점 자신감을 얻는 게 보인다. (삼진 3개를 당한) 첫날을 제외하면 투수에게 압도당하는 걸 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18일 현재 타율 0.323(31타수 10안타) 3홈런 9타점으로 활약 중이다. 팀 내에서 홈런과 타점이 가장 많고, 동료들과도 순조롭게 어울려 벌써 연착륙을 예고한다.
현지에서도 '오히려 페이스를 너무 빨리 올린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지만, 박병호는 "한국에서와 같은 페이스로 시즌을 준비 중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에서는 다 아는 투수들이었지만 여기는 만나는 투수마다 새롭다. 많은 걸 배우고 있다"는 말로 정상적인 준비 과정임을 분명히 밝혔다.
특히 박병호의 압도적인 힘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화제다.
지난 7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나온 첫 홈런은 거센 역풍을 뚫고 담장을 넘겼다. 이 홈런을 보고 미네소타 현지에서 구단 역사상 최고의 홈런 타자였던 허먼 킬브루와 박병호를 비교하기 시작했다.
신문은 "박병호의 힘은 진짜다. 80점 만점(메이저리그 선수 평가에는 20점~80점 단위를 주로 쓴다)을 주고 싶다"는 메이저리그 현직 스카우트의 말까지 소개했다.
몰리터 감독은 이와 같은 힘을 가진 박병호에게 가장 어울리는 자리를 찾는 중이다.
그는 "박병호는 잘하고 있다. 아직 그를 라인업 어느 자리에 넣어야 할지 정하지 못했지만, 나를 포함해 이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믿음을 심어주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고 신뢰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