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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난데스의 '괴물' 송구…류현진도 손을 번쩍 들었다

등록일: 07.08.2021 13:34:39  |  조회수: 414
추가 실점 막은 에르난데스 보살에 화답하는 류현진

무덤덤한 편인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도 손을 번쩍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토론토의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괴물 같은 송구로 류현진의 실점 하나를 지웠다.

류현진은 7일(미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던 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방문경기에서 팀이 7-0으로 앞선 5회말 위기를 맞았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 나선 류현진은 최근 부진을 끊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1회말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을 정도로 집중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하지만 후덥지근한 날씨가 변수였다. 섭씨 31도에 이르는 무더위와 높은 습도 때문에 류현진은 마운드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지쳐 보였다.

1회부터 굵은 땀방울이 맺힌 류현진은 주심의 좁은 스트라이크존과 흔들리는 제구 탓에 투구 수가 급격하게 불어났다.

4회말까지 투구 수 76개를 기록한 류현진은 5회말 세 타자 연속 안타를 얻어맞고 무사 만루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오스틴 헤이스의 잘 맞은 타구가 중견수 정면으로 향하며 실점과 아웃카운트 1개를 맞바꾼 류현진은 볼티모어의 간판타자 트레이 맨시니와 대결했다.

계속된 1사 1, 3루에서 류현진은 2구째 포심패스트볼로 맨시니를 우익수 방면 뜬공으로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타구가 워낙 깊었기에 실점은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파울 라인 근처에서 공을 잡은 우익수 에르난데스가 별도의 도움닫기 동작도 없이 거의 선 채로 홈으로 공을 던졌다.

먼 거리였음에도 송구는 노바운드로 포수 대니 젠슨의 미트로 정확하게 들어갔다.

태그업한 3루 주자 오스틴 윈스를 그대로 홈에서 저격한 에르난데스의 송구 덕분에 류현진은 실점을 최소화하고 그대로 이닝을 마쳤다.

홈플레이트 뒤편에서 이를 지켜보던 류현진은 에르난데스를 향해 왼손을 번쩍 치켜올렸다.

평소 수비진의 호수비에도 박수를 보내는 게 전부였던 류현진답지 않은 답례 인사였다.

토론토 구단 공식 트위터는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 제목을 비틀어 "Gone with the Wynns"라는 말로 에르난데스의 보살을 칭찬했다.

홈에서 아웃당한 주자의 이름이 윈스이기 때문이다.

에르난데스의 로켓 송구는 류현진이 워낙 잘 던져서, 잊고 있었던 여기가 바로 괴물들이 득실거리는 메이저리그 무대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줬다.

에르난데스 덕분에 2실점 이상할 수 있었던 경기를 1실점으로 막은 류현진은 5이닝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 투구로 평균자책점을 3.65에서 3.56으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