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는 7월 11일(현지시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리는 '2018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경기에 선발출전하지 않는다.
상대 투수에 따른 라인업 조정이다. 텍사스는 이날 보스턴 에이스인 좌완 크리스 세일을 만난다. 추신수는 세일을 상대로 커리어 내내 26타수 2안타(단타 2), 3볼넷 12삼진을 기록할 정도로 매우 약했다.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추신수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부상을 안고 있는 추신수의 입장에서는 한 경기 휴식을 부여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의 결장으로 논란의 여지도 남게 됐다. 추신수의 현역 한 시즌 최장 연속 출루 신기록 달성 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세일은 추신수의 텍사스 입단 후 이날 경기 이전까지 텍사스를 상대로 5차례 선발등판했는데 추신수는 해당 경기들에서 모두 선발출전했다. 세일을 상대로 좋은 타격을 선보인 적은 없지만 상대전적에 따라 출전 여부가 결정될만한 입지의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공교롭게도 신기록 달성 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경기에서 세일을 만났고 배니스터 감독은 텍사스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처음으로 추신수를 세일을 상대하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댈러스 모닝뉴스의 에반 그랜트에 따르면 배니스터 감독은 추신수의 선발 제외에 대해 "연속 출루 기록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다만 배니스터 감독의 라인업을 전한 현지 언론 어디에서도 추신수의 라인업 제외 이유가 온전히 부상때문이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결국 배니스터 감독의 '특별한 배려'가 작용했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배니스터 감독이 추신수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며 투입한 타자가 같은 좌타자이자 세일을 상대로 통산 9타수 1안타, 6삼진에 그치고 있는 조이 갈로라는 사실은 이를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준다. 갈로는 올시즌 좌완 선발투수를 상대로 선발출전하지 않는 플래툰 멤버다.
일각에서는 애드리안 벨트레를 출전시키기 위해 상대전적이 좋지 않고 몸상태 때문에 외야수비에 나설 수 없는 추신수를 제외한 것이라는 풀이도 있다. 하지만 벨트레가 최근 3루수로 계속 출전해온 만큼 큰 설득력은 없다. 벨트레는 지명타자로 꼭 나서야 하는 선수가 아니다.
사실 텍사스와 추신수 입장에서는 무리할 이유가 없다. 빡빡한 순위싸움의 한가운데 있는 상황도 아니며 연속 출루는 팀 성적이 좋지 않은 구단 입장에서 더욱 반기고 지킬만한 기록이기도 하다. 추신수 역시 올스타전 출전 등을 감안해 하루라도 더 휴식을 부여받는 쪽이 좋다.
추신수와 텍사스는 공교롭게도 신기록 수립을 눈앞에 두고 천적을 만났고 피해가는 선택을 했다. 옛 말에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오이밭에서 신발끈을 고쳐매지 말며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바로잡지 말라)'이라고 했지만 라인업 구성은 감독의 권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