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이로 30대 중반이 된 두 선수가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선을 붙잡고 있다.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이대호(34·시애틀)와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이 현 시점 가장 눈에 띄는 신인 ‘TOP 10’에 나란히 선정됐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ESPN의 컬럼니스트 짐 보든은 29일(이하 한국시간) 현 시점까지의 활약상을 기준으로 한 올 시즌 신인 10명을 뽑았다. 1위에 오른 코리 시거(LA 다저스)를 필두로 올 시즌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신인 선수들이 총망라된 가운데, 이대호는 전체 9위, 오승환은 전체 10위에 올라 현지 언론의 호의적인 시선을 대변했다.
보든은 이대호를 9위로 뽑으면서 “시애틀은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에서 31개의 홈런을 친 한국인 FA 이대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시애틀은 이대호가 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가 얼마나 좋은 수비수이며 또한 어느 정도의 타율을 기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했다”라고 계약 당시 과정을 떠올렸다.
그러나 보든은 “이대호는 양쪽 모두에서 기대치를 웃돌고 있으며 시애틀이 지난해에 비해 질적으로 더 깊은 타선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라고 짚었다. 실제 지난해 1루 포지션의 공격력이 최대 숙제였던 시애틀은 트레이드로 데려온 아담 린드, 그리고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이대호의 영입으로 올 시즌에는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MLB에서의 경험이 없었던 이대호의 ‘대박’으로 여러 가지 타순을 들고 나오는 효과까지 톡톡히 누리고 있다.
바로 뒷순위에 위치한 오승환에 대해서도 호평 일색이었다. 보든은 “오승환은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셋업맨 중 하나다. 패스트볼 구속은 92~93마일(146~148㎞)에 86마일의 하드 슬라이더와 견고한 스플리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모든 구종의 구속 변화가 가능하다”라고 짚었다. 그 외 오승환이 이러한 구종들을 다양하게 접목시킬 수 있다는 점, 로케이션의 변화로 마치 모든 공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점 또한 장점으로 설명했다.
보든은 “그는 변화와 디셉션(투구시 숨김동작을 의미)의 왕이다”라면서 오승환의 또 다른 장점을 호평했다. 그러면서 트레버 로젠탈의 부진이 계속될 경우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의 다음 마무리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단장들의 호평도 곁들였다. 제리 디포토 시애틀 단장은 보든과의 인터뷰에서 이대호를 “필드에서의 어떤 상황도 긍정적으로 해내는 선수”라면서 강력한 타구와 중요한 순간에서의 한 방을 갖춘 선수로 평가했다.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단장 역시 오승환에 대해 “우리가 바랐던 모든 것을 해내고 있다”라면서 마운드 위에서의 성과는 물론 환상적인 팀 동료로서의 가치도 재조명했다.
한편 보든이 선정한 최고 신인은 코리 시거였으며 마이클 풀머(디트로이트), 마에다 겐타(LA 다저스), 노마 마자라(텍사스), 스티븐 마츠(뉴욕 메츠), 트레버 스토리(콜로라도), 알레디미스 디아스(세인트루이스), 트레이시 톰슨(LA 다저스)이 2~8위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