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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이천수의 진심 조언 "손흥민, 리우올림픽 온두라스전 꼭 보고 AG 가길"

글쓴이: LA_Dodgers  |  등록일: 08.02.2018 17:38:58  |  조회수: 1834

“손흥민이 리우올림픽 온두라스전을 꼭 보고 아시안게임에 가기를 바란다.”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를 경험한 태극전사 선배의 뼈 있는 조언이다. 12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 당시 남자 축구대표팀 와일드카드로 출격한 이천수(37) JTBC해설위원이 후배 손흥민(26·토트넘)을 응원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돌이켰다. 

이천수는 2일 스포츠서울과 만난 자리에서 “와일드카드로 나서는 선배가 경험과 능력을 지녔다고 해도 23세 이하 선수들 그것도 아시아 팀이 겨루는 대회는 워낙 변수가 많다”며 “흥민이는 워낙 큰 무대에서 쌓은 노하우가 있으니 믿음직하게 잘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두 차례 월드컵(2002 한·일, 2006 독일)과 올림픽(2000 시드니, 2004 아테네)을 경험했으나 축구 인생에서 두고두고 후회가 남는 대회로 도하 아시안게임을 꼽는다. 조별리그 1차전 방글라데시전에서 골 맛을 봤지만 이후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팀도 이라크와 4강전에서 0-1로 졌다. 금메달 꿈은 물거품이 됐다. 그는 “흥민이와 달리 나는 (2002 월드컵 4강 신화 때) 병역 면제를 받은 상태에서 와일드카드로 갔다. 가장 후회스러운 건 팀 분위기가 너무 이르게 들떠 있었는데 그것을 제어하지 못하고 나 역시 그런 분위기에 편승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천수가 기억하는 건 북한과 8강이다. “당시 북한을 상당히 강한 상대로 여겼다. 그런데 막상 붙어보니 생각보다 전력이 떨어졌고 우리가 3-0으로 손쉽게 이겼다. 경기 전부터 북한만 넘으면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된 탓인지 그 후 약간 느슨해진 부분이 없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와일드카드는 공격포인트도 중요하지만 그런 분위기에서 후배들을 다잡고 집중력을 끌어내야 하는 데 그걸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또 아시안게임만의 변수를 꼽았다. 이천수는 “대체로 우리보다 약한 팀이기 때문에 상대는 잃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나온다. 더구나 우리는 특수한 목표의식(병역 면제)이 있지 않느냐. 그런 생각에 사로잡히는 순간 플레이가 위축된다. 여유가 없으니 상대에 말리는 경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A대표팀이 나서는 아시안컵 우승도 1960년 이후 없다. 2000년대 들어 아시안게임 우승 역시 4년 전 안방에서 열린 대회를 제외하곤 원정에서 한 번도 없었다. 아시아의 맹주로 꼽히면서도 늘 변방국에 발목이 잡히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천수는 “손흥민, 이승우, 황희찬 등 공격진은 역대 최고 수준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아시아 대회는 최소 한 경기 정도는 무조건 고비가 온다. 이때 우리가 얼마나 부담에 사로잡히지 않고 선후배가 어우러져 여유를 두고 풀어가느냐가 핵심”이라고 했다. 

 

이천수는 손흥민이 2년 전 리우올림픽 당시 와일드카드로 출격했을 때를 떠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순조롭게 조별리그를 통과한 뒤 온두라스와 8강에서 손흥민은 수차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쳤다. 상대 역습에 한 방을 맞으면서 0-1로 졌다. 손흥민은 뜨거운 눈물을 흘려야 했다. 이천수는 “흥민이가 온두라스전을 꼭 한 번 다시 보고 (아시안게임에) 갔으면 좋겠다”며 “나도 그날 현장에서 경기를 봤는데 그 경기에 모든 게 담겨 있다. 경험 많은 흥민이도 그때는 반드시 골을 넣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시안게임에서도 우리가 몰아붙이고도 한 방을 얻어맞을 수 있는 상황이 온다. 그때 공격수들이 조급해지면 슛, 패스의 템포가 느려진다. 욕심을 부릴 때는 부리고 동료에게 줄 땐 줘야 하는데 반대가 된다. 그런 모습이 온두라스전에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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