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가 한국대표로 발탁되고, 소속팀도 출전을 허락한다면 강정호에겐 여러 모로 의미있는 국제 대회가 될 것이다. 강정호 말대로 이번 WBC 1라운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다. 게다가 강정호의 친정 팀인 넥센 히어로즈가 홈으로 쓰는 고척돔에서 대회가 펼쳐진다. 강정호는 지난해 프리미어12 대회에 참가하지 못해 한번도 고척돔 그라운드를 밟아보지 못했다.
한국에서 뛰던 동료들과 함께 땀방울을 흘리던 시간도 그리울 수 밖에 없다. 공식 인터뷰 시간이 끝나자 강정호는 "가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사실 이대호, 오승환, 강정호 등 한국선수들이 속한 팀에선시즌 초반부터 WBC 출전이 화두였다. 이 선수들의 팀 동료들은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에게 "내년 대회에 나가느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했다. 나라를 대표해 출전하는 국제 대회. 메이저리그 선수들 역시 WBC 대회 출전을 영광으로 생각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에게 쏟아진 동료들의 부러운 시선을 기자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강정호는 "여기 선수들도 장난스럽게 대회에 나갈 거냐고 서로 물어보는데 (출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선수가 많다. 나 역시 나가고 싶다는 대답을 했다"고 말했다.
태극마크가 강정호에게 주는 의미 역시 다른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다르지 않기 때문일 터. 강정호는 “나라를 대표해서 뛰는 건 언제든지 좋은 일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나가는 것이라 사명감이 생긴다. 이번에도 기회가 돼 나가게 된다면 좋을 거 같다. 유격수든 3루수든 시켜주는 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정호는 숱한 국제 대회 출전을 통해 메이저리그 성공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인정받았다. 그리고 지난 2년 간 최고의 선수들이 뛰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스카우트의 눈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보였다. 이젠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가 된 강정호. 다시 한 번 태극마크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휘저을 그의 모습이 벌써부터 기다려 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