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튼 커쇼는 6월까지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이다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약 70일 가까이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지난 10일 복귀전에서 3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그가 기록 중인 5.5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팬그래프 기준)는 노아 신더가드(5.8), 호세 페르난데스(5.7)에 이은 메이저리그 전체 3위다. 부상 전까지 그의 활약이 얼마나 압도적이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전체 1위는 에릭 가니에의 2003 시즌이다. 그는 당시 1.20의 ERA와 55세이브를 기록하며, 구원 투수임에도 불구하고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그의 WAR/200이 11.4로 역대 1위인 것을 감안하면, 그의 사이영상 수상은 나름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놀랍게도 전체 2위는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1999년이다. 그는 선발투수로서 213.1이닝을 소화했음에도 이닝당 퍼포먼스는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들을 능가했다.
그런데 사실 마무리 투수는 매우 중요한 순간에 등판하므로, WAR 계산 시 이로 인한 이득을 얻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이닝을 기록하며, 이닝당 퍼포먼스 또한 그들을 뛰어넘는 선발 투수들이 눈에 띈다. 위 리스트에서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1999년과 2001년, 클레이튼 커쇼의 2016년, 랜디 존슨의 1995년은 선발 투수로서 기록한 초특급 퍼포먼스 시즌이다.
비록 짧았지만 커쇼가 6월까지 마운드에서 보여줬던 강력함은 1999~2001년의 페드로 마르티네스 급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상으로 풀시즌을 치르지 못했던 페드로의 2001년 만큼이나, 커쇼의 2016년은 두고두고 언급될 아쉬운 시즌으로 기억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