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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나무

글쓴이: sansae  |  등록일: 02.21.2014 07:57:03  |  조회수: 1682
등나무


무슨 사연 그리도
가슴 시리게 애절해
이리저리 얽혀
부둥켜 안고
지치도록 벋어가며
푸른 하늘 향해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합니까

무슨 사연 그리도
가슴 저리게
잊을 수 없어
걸음마다 구불구불
비틀리며 휘감기며
산 넘어 떠난 님을
허리 굽혀 기다립니까

저녁 햇살 걸려 있는
이끼 돋은 바위 아래
그윽한 향기를 펼치며
얼기설기 뒤덮이는
등나무 넝쿨은
여기도 저기도
보랏빛 꽃 초롱을
걸어 놓았습니다

님이 보고 싶어
사무치는 이 가슴
그리움에 지쳐
기다림에 지쳐
보랏빛으로
멍들었습니다
꿈엔들 잊으리오
그리운 님이여
생이별의 아픔 속에
평생을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그리움을 달래는
등나무의 슬픈 노래
보랏빛 눈물이 되어
이슬비를 뿌립니다
산기슭 절간에서
비바람에 울려오는
구슬픈 풍경 소리
등나무 가지 휘감으며
은은히 들려옵니다
님이 남기고 간
부드러운 미소
이른 봄 이월의
따스한 햇살처럼
가슴을 파고들어
옛 생각 떠오릅니다

여린 이 가슴에
고은 사랑 심어놓고
멀리 떠나 가신 님
그때는 금방
오실 줄 알았는데
어이하여 한 줄기
소식도 없습니까
봄이면 진달래
꽃송이 세어보고
겨울이면 함박눈
눈송이 세어보며
내일일까 모레일까
기다리던 세월
어느덧 수십 년
꽃 가마 타고
시집 올 때
창포물에 감은
윤기 돌던 검은 머리
파뿌리 같은
백발이 되어
시린 비바람에
휘날립니다
그리운 님이여
그 어디에 계십니까
한시도 못 잊을
보고 싶은 님이여

동트는 새벽
솔바람에 흔들리는
가슴 파는 아린 향기
추억의 잎새 틈에
눈물을 피웁니다
소쩍새 밤새도록
구슬피 웁니다
해묵은 등나무는
가는 세월 허리에 감고
비 내리는 이 밤도
보랏빛 꽃 초롱을
길목마다 걸어 놓고
그리운 님을 기다립니다


이미자 <꽃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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