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출처=연합뉴스]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지 31주년을 맞은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주간의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의 만남이 이뤄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호암상 시상식 직후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달 중순까지 약 2주간 동부 뉴욕에서 서부 실리콘밸리까지 대륙을 가로지르며 30여건의 빽빽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22일간 미국 출장에 이어 이례적인 장기 출장이다.
이 회장은 출장 기간 동안 현지 사업을 점검하는 동시에 삼성의 미래 사업과 연관 있는 주요 IT, AI, 반도체, 통신 관련 기업 CEO 및 정관계 인사들과 릴레이 면담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먼저 그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대형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술 및 서비스 방안 ▲차세대 통신 기술 전망 ▲기술혁신을 통한 고객 가치 제고 전략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버라이즌은 글로벌 통신 사업자 중 삼성전자의 최대 거래 업체로, 두 회사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네트워크 장비 등에 걸쳐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버라이즌이 2020년에 체결한 ‘5G를 포함한 네트워크 장비 장기공급 계약’은 7조9000억원 규모로 한국 통신장비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고 올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해 미국 동·서부 출장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포함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주요 글로벌 기업 CEO 20여명을 만난 바 있다. 당시 젠슨 황 CEO와는 AI 반도체 관련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시장의 큰 손인 엔비디아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한 만큼 젠슨 황 CEO와 직접 만나 HBM 관련 논의를 나눌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전자는 아직 엔비디아와 4세대 HBM3와 5세대 HBM3E 납품 계약을 맺지 못했다.
다만 젠슨 황 CEO는 최근 삼성전자 HBM이 발열 등 문제로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추측에 대해 “테스트가 진행 중이었고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게 아니다”고 일축한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요 고객사와의 협력 강화는 물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이번 출장은 뉴욕에서 시작해 미국 동부와 서부를 관통하는 강행군 일정으로 이뤄져 있다”며 “다만 구체적인 출장 일정과 내용 등은 알려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출장은 7일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 31주년을 앞두고 삼성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위해 난관을 극복하고 새 기회를 모색하려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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