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전상서]아나운서들의 이유 있는 외도

글쓴이: 케세라세라  |  등록일: 06.03.2015 10:52:00  |  조회수: 4364
KBS 금·토 드라마 <프로듀사>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예능국장 역을 맡은 연기자가 어디에서 본 듯한 얼굴인데 어느 연기자인지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서입니다. 실존 프로그램과 연예인이 등장하기에 진짜 예능국장인가 했더니 서기철 아나운서(사진)여서입니다. <6시 내고향>을 비롯, 교양프로와 스포츠중계에서 아나운싱을 하던 그가 돌연 느물거리는 예능국장역을 맡아 연기파 박혁권에게 밀리지 않는 연기를 보이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서 아나운서는 현 예능국장과 입사동기이지만 오디션까지 받았답니다.

현직인 서 아나운서만이 아니라 요즘은 아나운서 출신의 연기자들이 맹활약 중입니다. 최근 막을 내린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청담동 재벌 사모님 역을 맡은 백지연씨는 백상연기상의 신인상 후보에도 올랐고, 오영실·최은경·임성민·최송현·오상진 등은 카메오가 아니라 이제 프로 연기자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기상캐스터 출신인 김혜은씨는 <범죄와의 전쟁> 등 영화와 드라마에서 종횡무진합니다.

아나운서는 사전에 ‘라디오·텔레비전 방송국에 속하여 뉴스 등을 고지 및 전달하는 것을 주임무로 하는 사람 또는 그 직업. 넓은 뜻으로는 극장·정거장·야구장 등에서 안내방송을 하는 사람도 포함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고지·전달’이 본업인 셈입니다.

그런데 왜 아나운서 출신의 연기자들이 늘까요. 일단 아나운서란 직업 자체가 전처럼 ‘언론인’이라기보다 예능인에 가깝게 활동 영역이 넓어져서 일 겁니다. 김성주·전현무씨처럼 오락프로 진행도 맡고, 패널로도 출연하며 잠재된 예능 끼와 연기력이 드러나게 됩니다. 방송 생리를 잘 알고 연기자들과도 친분이 있어 현장에서 어색함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발음이 정확해 대사 전달이 제대로 되는 장점도 있습니다. 옹알이하는 것 같은 몇몇 아이돌 출신 연기자에 비하면 목소리와 발성이 연기를 빛나게 해줍니다.

하지만 연기자로 전업한 전직 아나운서의 진솔한 고백은 ‘끼’나 재능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안정된 공영방송 아나운서란 직함이 주던 명예와 보람이 점점 줄더군요. 직급이 높아지면 후배들 관리가 본업이 되고 설 자리는 더 줄어들죠. 직원이다 보니 예능이라도 1회 출연료가 몇만원인데, 연예인은 수백만원이라 상대적 박탈감 등등이 컸어요. 비정규직 연기자라 불안하지만 후회 없습니다.”

왜 1000 대 1의 경쟁을 뚫고 들어간 아나운서들이 방송사를 떠나는지 알 것 같습니다.
DISCLAIMERS: 이 글은 개인회원이 직접 작성한 글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이 내용을 본 후 결정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게시물을 본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는 이 글에 대한 내용을 보증하지 않으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라디오코리아의 모든 게시물에 대해 게시자 동의없이 게시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 등의 행위는 게시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금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무단으로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하는 경우 저작재산권 침해의 이유로 법적조치를 통해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This article is written by an individual, and the author is full responsible for its content. The viewer / reader is responsible for the judgments made after viewing the contents. Radio Korea does not endorse the contents of the articles and assumes no responsibility for the consequences of using the information. In principle, all posts in Radio Korea are prohibited from modifying, copying, distributing, and transmitting all or part of the posts without the consent of the publisher. Any modification, duplication, distribution, or transmission without prior permission can subject you to civil and criminal liability.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