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이것이 완생의 연기대상 시상식, 진짜 어른들이 있었다

글쓴이: 케세라세라  |  등록일: 12.31.2014 15:18:08  |  조회수: 2111
2014 KBS 연기대상 2014년 12월 31일 오후 8시 30분

다섯줄요약
대상은 예상대로 KBS1 ‘정도전’의 유동근이 차지했다. 그는 1997년, 2002년에 이어 총 3번째의 KBS 대상 트로피를 가져가게 됐다. 큰 이변없이 ‘정도전’ 그리고 ‘가족끼리 왜 이래’가 주요부문 수상을 휩쓸었다. 조재현과 김현주가 최우수연기상을, 강은경 정현민 작가가 작가상을 받았다. 그런가하면 가장 보수적 색채의 KBS로서는 색다른 시도가 된 드라마 ‘연애의 발견’도 인정을 받아, 문정혁 정유미가 우수연기상을 받았고, 네티즌상과 베스트 커플상도 가져갔다.

리뷰
그 흔한 아이돌 스타들의 공연 하나 없었다. 요즘 대세라 꼽을 만한 핫 스타도 실은 없었다. 온전히 배우가 주인공이었고, 그들이 주체가 되어 시상식을 꽉 채운 그런 밤이었다. 2014 KBS 연기대상의 중심에는 자존심 강한 배우들의 자존심 강한 말들이 있었다. 우수연기상을 수상한 두 중견배우 최재성과 박영규는 세월호 사건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올 한 해 누구보다 아팠던 이들을 위로했다. 자신의 행복에 마냥 들뜨지 않았으며, 도리어 그 순간 주변을 돌아보는 모습에서 진짜 어른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나 아들을 위한 사무치는 노래를 부른 박영규가 빚어낸 장면은 그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였다.

유동근의 대상 수상은 예견된 것이었으나, 예상 가능한 그림이라고 하더라도 울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유동근의 입에서 나온 “진정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충분히 감격적이었다. 그는 그 단촐한 소감 가운데 감사해야할 모든 이에게 마음을 전했고 자신을 뉘우쳤고 후배를 다독였다.

누군가의 말은 그 자체로 울림이 된다. 대상 수상자 유동근은 누구보다 그런 존재였고, 박영규도 최재성도 그런 어른이었다. 성실하고 고매한 어른들이 있었고, 그 어른들을 진정 존경하는 후배들이 있었기에 그 어떤 화려한 눈요깃거리 없이도 충분히 풍요로운 밤이었다. 시상식의 권위를 스스로 잃은 채 교묘하게 포장하는 옆동네와 비교하면 이것이야말로 진짜 완생의 연기대상 시상식, 아닐까.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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