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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보호무역 거센 전염력…"유럽서 만든 차에만 보조금"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이유(Porte de Verseille)’ 전시회장에서 ‘2022 파리국제모터쇼(MONDIAL DE L’AUTO PARIS)’ 프레스데이가 열려 '대륙의 테슬라'로 불리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 비야디(BYD)가 신형 EV 세단 ‘씰(SEAL)’을 선보이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이후 유럽에서도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17일(현지 시각) 프랑스 현지 매체 '레제코'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유럽도 미국 IRA처럼 유럽 내 생산한 차량에 대해 보조금을 줘야 하나'라는 질문에 "유럽을 우대하는 정책을 강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IRA와 유사한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국가 차원에서 언급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의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IRA 같은) 방식을 
오랜 기간 선호해왔다"고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개막한 '파리국제모터쇼' 방문을 앞두고 이같이 발언했는데 정작 모터쇼에 등장한 프랑스 완성차업계조차 자사 전기차를 자국에서 생산하지 않는다.

올해 1~7월 프랑스에서 판매된 신차 중 12%가 전기차지만 프랑스 내에서 생산된 전기차는 소수다.


르노 조에와 메간 E-테크, 캉구, 스텔란티스그룹의 소형 SUV 2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전부가 해외에서 생산된다.

푸조의 경우 모터쇼에서 자국 생산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유럽 주요 완성차업계가 위치한 프랑스는 전기차 전환으로 내연기관차 부품 관련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독일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생산시설 유치와 전기차 지원 정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도 저소득층에 대한 전기차 보조금을 기존 6000유로에서 7000유로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강화하자 유럽 내에서도 '유럽 우선주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마크롱 정부가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IRA는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세액 공제를 주는데, 프랑스도 이에 맞대응해 유사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자국 및 유럽 내 생산·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도 지난달 말 "유럽 내에서 생산한 전기차나, 새로운 친환경 기준을 엄격하게 지킨 차량에 보너스(보조금)를 줄 시간이 왔다"며 "우리의 산업과 일자리, 기술을 지키려면 (미국과)같은 규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IRA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유럽연합(EU)은 최근 관련 협상에 나섰다. 유럽산 자동차가 북미산과 동등한 자격을 받는 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 쪽 협상 대표인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국과 유럽의 돈독한 관계 덕분에 나는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밝히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다.

그럼에도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과 더불어 유럽의 보호무역주의는 점점 강화되고 있다.

EU는 지난달 IRA와 유사한 '유럽원자재법(RMA)'의 초안을 내년 1월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원자재법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리튬·희토류 등 전기차 배터리 원자재의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내 완성차업계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불편한 기류가 계속되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지난해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15.4%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도 총 16만7305대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중 절반에 가까운 7만7975대를 유럽에서 판매했다.

판매된 전기차는 모두 국내에서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한 물량이다.

결국 EU·미국이 양자 간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향후 한-EU 간 무역 마찰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전 세계가 점점 자국우선주의로 가고 있다"며 "미국은 이미 FTA(자유무역협정)를 위반하는 IRA를 내세웠는데 유럽도 한-EU FTA를 어기고 비슷한 조치를 취하면 한국이 더욱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

WTO(세계무역기구)가 사실상 그 기능을 잃은 상태인데 향후 유럽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미국과의 협상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출처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