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딜러

차량검색

중고차 시세 조회

개인매물

자동차 정보

테슬라보다 빨리, 벤츠보다 멀리.."기아 EV6가 삶의 질 높였다"

기아의 전용 전기차 EV6가 한국 브랜드 사상 처음으로 ‘2022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온라인 시상식에서 프랑크 얀센 심사위원이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확 달라진 현대·기아..쏟아지는 해외 호평
'EV6' 국내 브랜드 최초로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
'아이오닉 5' 美서 잇단 수상

기아의 전용 전기자동차 EV6가 ‘2022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한국 브랜드 사상 처음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내연기관 엔진의 본고장 유럽에서 전기차로 시장을 제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아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온라인 시상식에서 EV6가 2022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고 1일 발표했다. EV6는 최종 후보에 오른 르노 메간 E-테크, 현대차 아이오닉 5, 푸조 308, 스코다 엔야크 iV, 포드 머스탱 마하-E, 쿠프라 본 등 6개 경쟁 차량을 제쳤다. 아이오닉 5는 3위에 올랐다.

1964년 선정하기 시작한 유럽 올해의 차는 ‘북미 올해의 차’와 함께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힌다. 그동안 기아가 세 차례, 현대차가 한 차례 최종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은 올해가 처음이다. 현대차·기아가 유럽에 진출한 지 45년 만이다.

업계에선 올해 들어 글로벌 주요 자동차 시상식을 휩쓸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위상이 이번 수상으로 정점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최고 권위의 ‘JD파워 내구품질조사’ 1위,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최다 차종 안전 최고등급 획득에 이어 독일과 영국에서 ‘올해의 차’까지 거머쥔 끝에 유럽차의 마지막 자존심마저 꺾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내연기관 자동차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유럽에서 ‘변방’이던 한국 브랜드에 최고 상을 준 것은 그동안 상상할 수 없던 일”이라며 “전용 플랫폼 전기차로 상을 받은 것은 특히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V6, 아이오닉 5에 적용된 전용 전기차 플랫폼(E-GMP)이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리더의 반열에 올렸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대중화 원년이라 할 수 있는 올해를 기점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지위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며 “강성 노조와 중국 시장점유율 회복 등 남은 과제를 얼마나 잘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그동안 들인 노력에 대해 보상받을 때가 됐다.”

‘2022 유럽 올해의 차’ 심사를 맡은 프랑크 얀센 위원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EV6의 수상을 발표하면서 “기아의 발전 속도는 인상적”이라며 이같이 극찬했다.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이번 결과를 ‘이변’으로 받아들이면서도 현대차그룹의 미래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기차 기술 혁신으로 제패

‘유럽 올해의 차’는 1964년 시상을 시작한 이후 비유럽 브랜드에 유독 깐깐했다. 지난해까지 57년간 비유럽 브랜드가 유럽 올해의 차를 차지한 것은 10회뿐이었다. 포드 5회, 도요타 3회, 닛산 2회 등이다. 유럽 브랜드는 벤츠 창업자 카를 벤츠가 1885년 내연기관차를 발명한 이후 130여 년간 엔진 시대를 지배한 만큼 콧대가 높았다.

분위기가 180도 바뀐 것은 지난해 전기차 시대가 본격 개막하면서다. 벤츠, BMW, 아우디 등 전통의 브랜드가 허둥대는 사이 발 빠르게 나선 현대차그룹이 기회를 잡았다. 이번 유럽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 오른 7개 모델 중 6개가 전기차다.

1위와 3위를 차지한 EV6와 아이오닉 5는 전기차 중에서도 경쟁력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도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하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을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GMP 기반 전기차는 주행 성능, 주행 거리, 충전 속도, 실내 공간 등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대부분 항목에서 경쟁 차종을 압도한다. 가장 빨리, 멀리, 편안하게 탈 수 있는 전기차라는 평가다.

가속력을 좌우하는 최대토크는 605Nm으로, 500Nm대의 테슬라, 벤츠 경쟁 모델보다 힘이 좋다. EV6 고성능 버전(GT 모델)은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이 3.5초다. 모델Y 퍼포먼스(제로백 3.7초)보다 빠르다.

충전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800V 초고속 충전시스템을 이용하면 18분 만에 배터리를 10%에서 최대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벤츠보다 두 배 이상 빨리 충전 가능하다. 주행 거리 역시 벤츠보다 30% 길다. 평평한 바닥과 긴 축간거리 덕에 실내 공간은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보다도 넓다. 심사위원단은 “EV6의 기술적인 혁신은 탑승자의 삶의 질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호평에 유럽 판매까지 급증

현대차그룹의 눈부신 약진의 발판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차는 2016년 친환경 전용 모델 ‘아이오닉’을 개발하면서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전기차(EV)에 이르는 전동화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 라인업은 모두 기존 내연기관을 개조한 플랫폼에서 설계한 모델들이었다. 전기차에 최적화된 설계도를 그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2018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래’에 주목했다. 기후 위기를 돌파할 핵심을 전기차로 판단하고, 전기차에 최적화된 설계를 위한 전용 플랫폼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경쟁 브랜드보다 한발 빠른 결정이었다.

그 결과물이 2020년 선보인 전용 플랫폼 E-GMP다. 세계 전기차 시장의 복병으로 평가받는 아이오닉 5, EV6는 E-GMP가 처음 적용된 모델들이다.

이들 차량은 각종 비교 평가에서 메르세데스벤츠 등 내연기관 시대 강자는 물론 테슬라 등 전기차 선두 업체의 경쟁 차종까지 제치고 있다.

유럽 시장의 호평은 판매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아이오닉 5와 EV6가 현지 출시되면서 전체 전기차 판매량 증가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유럽에서 전기차 13만5408대를 판매했다.

2020년(9만5917대) 대비 41.2% 증가한 규모다. 아이오닉 5와 EV6의 판매량은 각각 1만9219대, 8026대였다. 아이오닉 5는 지난해 6월부터, EV6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1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1월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1만3640대로 전년 동기(8276대) 대비 64.8% 늘었다. 아이오닉 5와 EV6는 각각 2431대, 3276대 판매됐다.

유럽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용 전기차가 주목받으면서 코나EV(4만3979대)와 니로EV(4만7306대) 등 기존에 판매하던 전기차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