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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충전 필요없다.. 해가 뜨면 달리는 '태양광車' 곧 나온다

2010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UNSW) 학생들이 무게 165㎏의 실험용 자동차 한 대를 내놨다.

공식 명칭은 ‘선스위프트4’. 일명 아이비(Ivy)라고 불린 이 차는 거북이처럼 넓은 등판에 새까만 태양광 발전판(패널)을 덕지덕지 붙이고, 운전자 1명이 겨우 탈 수 있었다.

 이 차는 2011년 1월 태양광 전지만의 힘으로 시속 88.5㎞로 달리는 데 성공, 종전 기록(시속 78㎞)을 경신하며 ‘세상에서 가장 빠른 태양광차’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당시 많은 언론 매체와 전문가들이 아이비의 신기록에 주목하며 “10여년 내에 상업용 태양광차 시대가 막을 열 것”이라고 호언장담(豪言壯談)했다. 과연 이 꿈이 이뤄질 수 있을까. 정확히 10년이 흐른 지금, 태양광차를 실용화하려는 시도가 줄을 잇고 있다.

 태양광 발전의 힘으로만 움직이는 ‘순(純)태양광차'는 여전히 연구용 차량이나 프로토타입(시험 모델)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최근 태양광 패널을 폭넓게 탑재하고 무게를 최대한 줄인 전기차 기반 ‘마일드(mild) 태양광차'가 등장하고 있다.

미국·유럽의 태양광차 스타트업이 시제품 출시에 이어 고객 주문 접수와 생산도 일부 시작했다.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는 태양광차 시장이 2023년 3억2950만달러(약 3700억원)에서 2030년 40억8750만달러(약 4조6000억원)로 12배 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첫 상용 태양광차 ‘앱테라’

현재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곳은 미국 스타트업 ‘앱테라(Aptera)모터스’다. 올해 출시를 목표로 길이 4.37m, 높이 1.45m, 폭 2.24m 크기의 삼륜(三輪) 태양광차를 내놨다. 차는 딱정벌레를 닮았고, 3.16㎡ 면적의 태양광 패널을 붙였다. 맑은 날이라면 태양광만으로도 하루 64㎞ 정도를 운행할 수 있다.

도시 근로자의 출퇴근 거리를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다. 흐린 날이나 장거리 운행을 위한 전기 충전 운행도 가능하다. 이 경우 최대 1600㎞까지 달릴 수 있다.

차량 가격은 2만5900달러(약 2900만원)~4만6000달러(약 5100만원) 수준이다. 미국 주 정부의 친환경차 보조금(약 2000달러) 등을 받으면 고급형 모델도 4000만원대로 내려간다.

앱테라의 공동 CEO(최고경영자)인 크리스 앤서니와 스티브 팸브로는 “앱테라의 에너지 효율은 픽업트럭의 13배, 일반 전기차의 4배”라고 했다.

 비결은 경량화와 마찰 최소화를 통한 에너지 효율 극대화다. 외형은 미끈한 돌고래를 닮아 주행 중 공기 저항 계수가 0.13에 불과하다. 초경량 탄소 복합재와 유리 섬유 등을 활용해 차량 무게도 800㎏ 정도다. 바퀴를 3개만 단 것도 무게와 마찰에 따른 에너지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 차는 지난해 12월 첫 주문을 받자마자 완판(330대)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앱테라는 “지난 2월 기준 7500명이 차량 구매를 위한 선납금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대세는 ‘마일드 태양광차'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다 보니 2인승으로 크기가 작다는 것이 앱테라의 단점이다. 튀는 디자인을 부담스러워하는 이들도 많다. 미국 ‘험블모터스’와 독일 ‘소노모터스’ 등의 스타트업이 이런 약점을 극복하겠다고 나섰다.

앱테라에 비해 태양광 에너지의 활용도는 낮다. 하지만 4~5인승으로 크기가 더 크고, 디자인도 훨씬 기존 차량에 가까워 실용성이 높다.

험블모터스는 포드, 페라리 출신 자동차 전문가들이 설립했다. 이 회사가 내놓은 5인승 SUV ‘험블원’은 기존 차량들 못지않은 세련된 외모를 자랑한다.

차량 지붕 등에 총 7.4㎡ 면적의 태양광 패널을 장착했고, 이를 이용해 하루 최대 32㎞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전기 배터리를 완충하면 총 주행거리가 805㎞에 달한다. 가격은 10만9000달러(약 1억2200만원)다. 지금까지 받은 선납금이 2000만달러(약 225억원)에 달할 만큼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소노모터스의 ‘시온’은 전형적인 패밀리카 모습의 차량이다. 차체에 총 248개의 태양광 패널이 달렸다. 배터리를 완충하면 255㎞를 달릴 수 있다. 태양광 패널은 보조 배터리 역할을 해 주행거리를 하루 35㎞까지 늘려준다.

◇순수 태양광차는 갈 길 멀어

전기 차량에 태양광 패널을 달아 주행 거리를 늘리려는 시도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현대차와 도요타 등이 차량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붙이는 ‘솔라루프’ 기술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고, 테슬라는 2016년에 인수한 자회사 ‘솔라시티’의 기술을 이용해 차량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따로 충전이 필요 없는 순수 태양광차의 상용화는 아직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가장 큰 장애물은 태양광 패널의 발전 효율성이다.

현재 수준은 25~35% 정도다. 이 정도 발전 효율로는 차량의 크기를 더 키우거나 주행 거리를 일정 수준 이상 늘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태양광 패널을 늘리면 늘릴수록 그 무게 때문에 차가 굴러가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무게가 훨씬 가벼운 필름형 패널이 있지만, 발전 효율이 더 낮다.

흐리거나 비 오는 날, 터널이나 그늘에 있을 때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없고, 패널에 먼지가 쌓여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태양광차는 상당 기간 근거리 교통수단이나 전기차 보조 역할에 머무를 것”이라고 본다. 미국 테크 전문지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은 “태양 에너지에만 100% 의존하는 태양광차는 아직 없다”며 “순수 태양광차를 실용화하려면 더 많은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출처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