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에서 증오범죄가 급증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아시안에 대한 증오범죄는 유일하게 감소했는데, 이는 작년에 이미 '반 아시안' 증오범죄가 많았다는 점에 따른 기저효과로 분석된다.
오늘(17일) CNN방송에 따르면 뉴욕경찰(NYPD) 증오범죄 태스크포스는 올해 1월 1일부터 4월 10일까지 뉴욕시에서 모두 194건의 증오범죄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0건에서 76% 늘어난 수치다.
유형별로는 유대인에 대한 증오범죄가 작년 28건에서 올해 86건으로 3배 이상 폭증했다.
흑인에 대한 증오범죄는 작년 13건에서 올해 26건으로 두 배가 됐다.
그러나 아시안에 대한 증오범죄는 지난해 47건에서 올해 32건으로 3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시안 증오범죄가 줄었다고는 해도 이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아시안 증오범죄가 폭증한 지난해와 비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아시안이 상대적으로 범죄 피해를 덜 신고하는 경향이 있고, 아시안에 대한 증오범죄 입증이 상대적으로 더 까다롭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들어서도 아시안을 겨냥한 무차별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한인들을 비롯한 아시안 주민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지난 1월 타임스스퀘어의 지하철역에서 정신이상 노숙자가 중국계 여성을 선로로 밀어 숨지게 했고, 지난 2월 말 맨해튼 남부 일대에서 한 20대 남성이 아시안 여성 7명을 연쇄 공격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3월에는 맨해튼의 한 지하철역에서 40대 흑인 남성이 아시안 남성의 머리를 망치로 내리쳤다가 붙잡혔고, 이에 앞서 2월 한국 외교관이 맨해튼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한편, 증오범죄 급증은 올해 초 취임한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이 지하철 안전대책과 총기범죄 근절 계획을 내놓는 등 치안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에도 아직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최근 뉴욕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증오범죄는 지난 12일 브루클린 지하철 총격사건으로 그 공포가 절정에 달했다.
지하철 열차 안에서 연막탄을 터뜨리고 33발의 총탄을 발사한 총격범 프랭크 제임스는 범행 전 소셜미디어에 인종차별과 노숙자 등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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