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지난 2019년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10대 아들과 함께 베트남계 노인을 야구 방망이로 무차별 폭행한 남성이 경범죄로 1년의 집행유예를 받는데 그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담당 검사가 해당 사건을 증오범죄로 규정하지 않고 사건을 잘못 처리했다며 샌프란시스코 검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김신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년 전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산책을 하던 베트남계 노인 안 레 (Anh Le)씨가 10대 청소년과 그의 아버지에게 야구 방망이로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안 레씨는 당시 10대 청소년이 야구 배트로 자신을 폭행했고 이어 그의 아버지 지미 테너 (Jimmy Tanner Sr.)는 유리 조각을 들이대며 살해하겠다며 위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10대 청소년이 자신을 지속해서 폭행하는 와중에도 테너와 부인은 그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테너 가족이 웃으며 범행을 즐기고 있는 듯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피해자 안 레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가장 무섭고 잔인하고, 굴욕적인 순간이었다며 2년이 지난 지금도 그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안 레씨는 해당 사건으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앓는 등 육체적,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가해자 지미 테너는 경범죄로 1년의 집행유예를 받는데 그쳤습니다.
샌프란시스코 검찰이 해당 사건을 증오범죄로 규정하지 않았고 가해자 지미 테너가 수감을 피하기 위해 경범죄에 대한 유죄를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안 레씨는 어제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담당 검사가 해당 사건을 잘못 처리해 정의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다며 샌프란시스코 체사 부딘 (Chesa Boudin) 검사장를 상대로 연방 민권 소송을 제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체사 부딘 검사장은 대변인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검찰은 급증하는 아시안 증오범죄를 심각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전담반을 만들어 아시안 커뮤니티를 보호하는데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안 레씨가 폭행을 당한 직후 신고에 나서 경찰이 가해자들을 체포하기까지의 짧은 시간 동안에도 가해자들이 다른 아시안을 겨냥해 위협을 가했다는 제보가 나오자 검찰의 솜방망이 처벌에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는 6월 리콜 선거를 앞두는 부딘 검사장은 증오범죄 희생자와 일부 아시안 주민들에게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김신우입니다.
credit: Wikipedia, Chesa Boud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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