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입력 05/10/2012 09:21:31
오바마 '동성婚 지지 발언'은 계산된 도박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동성결혼 지지 표명 결정은 정말로 정치적 위험을 무릅쓴 결정이다.
9일(현지시간) 동성결혼을 지지한 오바마 대통령은 비슷한 발언을 한 저명한 정치인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오바마는 지난주 말 조 바이든 부통령이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언급을 한 뒤 이 이슈에 대해 견해를 밝히라는 압력을 받아왔다.
부통령실과 백악관이 바이든의 발언은 동성결혼(gay marriage)이 아닌 시민결합(civil union)을
지지하는 오바마의 공식
입장과 틈새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노스캐롤라이나주가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내용의 주 헌법 개정안을 주민투표로 통과시킨 다음 날 결국은 동성 간
결혼의 합법화를
지지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오바마의 이 발언은 '계산된 도박'(calculated gamble)이라며 정치적인
플러스(+) 요인과
마이너스(-) 요인을 따져봤다.
플러스 요인으로 우선 여론이 꼽혔다.
이 문제에 대한 전국적인 여론조사의 동향은 찬성률이 급격히 올라가고 반대는 빠르게 줄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대다수가 동성결혼 합법화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활동가 그룹을 흥분시켰다는 것.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커뮤니티는 대부분 민주당 지지자일 뿐 아니라 당에서
가장 적극적인 활동가들이다.
오바마는 이미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DAdt, Don't Ask, Don't Tell)는 정책을 폐기하고
동성결혼자에 대한 혜택을 막는
혼인보호법(DOMA, Defense of Marriage Act)을 옹호할 생각이
없다고 밝힘으로써 이들 그룹에 할 만큼 한 상태다.
그러나 '케이크에 얹은 체리' 같은 이번 발언으로 그들의 표뿐 아니라 자발적 지원 활동까지 이끌어내게 됐다.
세 번째는 기부금이다.
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재선 캠프의 거액 기부자 6명 중 1명이 게이이다.
미국의 억만장자이자 민주당 주요 기부자인 조지 소로스도 슈퍼팩보다는 풀뿌리조직을 후원하겠다고 했고, 오바마 또한 할리우드와 실리콘 밸리의
막대한 투자를 절대 필요로 한다.
이들 지역은 동성결혼을 유달리 찬성하는 곳으로, 오바마는 이날 밤 배우 조지 클루니의 저택에서 열리는 모금행사를 위해 할리우드로
향한다.
네 번째는 젊은 층과의 연대다.
오바마가 이기려면 18~29세의 탄탄한 표가 필요하다는 건 비밀도 아니다.
한 조사에서 18~29세의 65%, 30~39세의 61%가 동성결혼을 합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다섯 번째는 선거 전략 원칙이다.
바이든 부통령 언급 이후 오바마는 코너에 몰렸고, 여전히 "진화 중"이라고 답했다면 '그저 평범한 늙은 정치인'이라는 원치 않는 이미지가
붙었을 것이다.
그런 이미지에서 차별화한다는 원칙에 따라 동성결혼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다음은 마이너스 요소다.
먼저, 대박(slam dunk)이 아니다.
이미 국민 과반수가 동성결혼에 찬성하고 있지만, 입장을 갑자기 바꿀 정도로 압도적인 다수가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백인(53% 찬성, 43% 반대), 40~49세(52% 찬성) 등 핵심적인 하위 그룹에서는 별로 얻을 게 없고, 선거의 해에는 오바마를
포함한 어떤 정치인도 국민 여론을 갈라놓는 이슈를 원하지 않는다.
두 번째는 흑인 사회다.
LGBT 그룹이 오바마를 받치는 기둥이라면 흑인 유권자는 훨씬 더 큰 기둥이다.
최근 버지니아 여론조사에서 오바마는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비교해 흑인의 97%
(롬니 1%)의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미국 내 흑인은 동성결혼에 가장 반대하는 그룹 중 하나다.
찬성자가 42%인 반면 반대자는 55%라는 최근 조사도 있다.
최대 경합주인 버지니아·노스캐롤라이나주도 문제다.
오바마는 2008년 이 두 곳에서 모두 이겼고 올해에도 승리를 노린다.
이 지역 주민 상당수는 상당히 보수적이고 오바마의 동성결혼 지지에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
노스캐롤라이나는 60% 찬성으로 동성결혼을 금지했다.
마지막으로 말 바꾸기 논란이다.
민주당은 지난 몇 달간 롬니의 말 바꾸기를 비판했다.
동성결혼에 대한 오바마의 변화는 공화당에 강한 카운터 펀치를 날릴 빌미를 줄 것이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그것이 어떻게 구를지는 아마 11월 대선까지도 모를 것이라고 WP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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