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파상 공세" 기업 이은 공산당 압박에 중국 "당혹"

중국 "공산당과 인민 분열시키려 해"…바이든 시대 대비 고심 커져

바이든 시대 앞두고 미국의 대중국 압박 가속(CG)


 

조 바이든 미국 차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의 대중국 파상 공세에 중국이 당혹스러움과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 막바지에 '중국 때리기'가 가열될 것으로는 예상했지만 바이든 진영인 미국 민주당마저 강력한 중국에 대한 압박에 동참하는 모양새를 보이자 중국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바이든 시대 앞두고 미 전방위 압박에 중국 초긴장

 

4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최근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 축하 인사를 보내면서 미중 관계 회복에 기대감을 표명해 갈등으로 점철됐던 트럼프 행정부 때와 선을 그으려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달 25일 바이든 당선인에게 뒤늦은 당선 축전을 통해 "충돌과 대항을 피하고 상호존중과 협력에 집중하며 갈등을 관리해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과 세계의 평화와 발전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인민일보나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매체들도 바이든 차기 행정부가 대중국 정책에 실용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며 바이든 시대의 미중 관계 개선에 기대감을 내비치는 보도를 쏟아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은 중국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공산당까지 건드리면서 대중국 초강경 압박에 나선 양상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CG)

이는 단순히 트럼프 행정부뿐만 아니라 바이든 진영의 의중도 반영된 것을 볼 수 있어 바이든 출범 초기에 유화적인 제스처로 접근하려던 중국 지도부의 의도가 먹히지 않는 셈이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의 임기 막판에 중국 때리기는 중국 지도부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바이든 진영인 민주당까지 의회에서 공조해 대중국 압박 강도를 높이자 대응책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는 한목소리로 증시 규제와 상품 수입 금지 등 중국 기업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 회계감사 기준을 따르지 않는 기업을 증시에 상장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2일(현지시간) 상원에 이어 하원에서도 통과했다.

 

이 법에 따르면 외국기업은 회계감사 자료를 미국 규제당국에 공개하고 외국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적용 대상은 외국 기업 전체지만 사실상 중국 기업을 겨냥한 것이다.

 

이는 알리바바나 바이두 등과 같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대기업이 퇴출당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미 국방부는 3일(현지시간) 중국의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와 석유 대기업인 중국해양석유(CNOOC) 등 4개 중국 회사를 중국군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기업으로 분류하고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미국은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 탄압을 이유로 중국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한 면 제품 수입도 금지했다.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미 하원의 관련법 통과에 대해 "명백히 차별적"이라면서 "증권 감독관리를 정치화하는 데 결연히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미중 간 협력할 문제가 있다고 언급한 뒤 "중국은 대화와 협력을 통해 미국의 관심사를 해결하는 데 시종 개방적 태도를 취해왔다"면서 대화를 통한 이견 해소를 주장했다.

 

중국해양석유는 "매우 놀랍고 유감스럽다"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저유가를 비롯한) 각종 도전에 대응할 자신감과 능력, 대책이 있다. 더 높은 수준으로 개방협력해 더 질 높은 발전을 이루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미국 '중국 아킬레스건' 공산당 건드려…미중 갈등 불가피

 

중국으로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중국의 통치 세력인 공산당에 대한 미국의 제재다.

 

미국 국무부가 3일(현지시간) 중국 공산당원이나 그 가족의 미국 방문을 제한하는 규정을 도입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중국 공산당원도 다른 중국인과 마찬가지로 방문비자를 얻으면 최대 10년까지 미국에 체류할 수 있었지만 이 기간을 한 달로 줄였다. 방문비자를 통해 입국할 수 있는 횟수도 1회로 제한했다.

 

중국에서 공산당원은 지배 세력으로 미국의 이번 조치는 사실상 중국의 핵심 권력층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9천200만 명에 달하는 중국 공산당원의 가입 여부를 미국이 비자 심사를 한다고 해서 전부는 알기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미국은 공산당 간부에 대해선 입국 제한을 통해 대중국 압박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됐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 전경

다른 소식통은 "미국에는 중국 공산당 지도층의 자녀 및 가족이 많이 살고 있어 미국의 이번 조치로 인한 중국 지도부의 당혹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이라면서 "중국 또한 미국 의회 또는 주요 정부 기관에 대한 동등한 조치를 통해 반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은 자국 지도층을 겨냥한 이번 지침에 분노할 것"이라면서 "수년간 전개돼온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기술 갈등이 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일부 정객이 중국을 악마화하고 중국 공산당을 악의적으로 공격하며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을 분열시키려 한다"면서 "근본 목적은 이데올로기 갈등을 정치화, 무기화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원 비자 제한 조치를 "가소롭고 황당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 공산당과 인민의 관계를 "물고기와 물"에 비유하면서 "공산당이 없으면 신중국도 없다"고 강조했다.

 

화 대변인은 미국이 SMIC 등을 블랙리스트에 올린데 대해 "중국은 미국이 중국 기업을 무단으로 탄압하는 것에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미국은 국가의 힘을 남용해 외국 기업을 탄압하는 것을 중단해야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