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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코로나19로 가사·육아 도우미 직격탄…수입 사라져

라디오코리아 입력 04.03.2020 04:42 PM 조회 11,945
미국 뉴저지주 해밀턴 파크 울타리에 사회적 거리 두기의 실천을 권장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그 뒤로 뉴욕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이 펼쳐져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고객들 집에 머물며 일거리 끊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억제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미국에서 가사·육아 도우미에게 재앙이 되고 있다고 CNN 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필라델피아에서 일하는 버태니어 셰퍼드는 평소 일주일에 6∼8개 아파트나 집을 청소하곤 했다. 최근 들어 그가 청소를 해주던 에어비앤비 숙소나 가정집 등 거의 모든 고객이 청소 일정을 취소했다.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미국에서 사람들이 집에 머물고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셰퍼드처럼 다른 사람 집을 방문해 가사·육아를 도와주는 일을 생계로 삼는 가사 노동자들이 일거리가 끊겨 어려움을 겪고 있다. 

CNN에 따르면 셰퍼드 같은 가사 노동자들은 미국에서 약 250만명에 달한다.

셰퍼드는 "내 고용주들은 나를 돌봐주지 않는다. 그들은 나를 보호할 어떤 조치를 하거나 내가 아프지 않도록 노력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전미가사노동자연맹이 2017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 유색 인종 또는 이민자 여성인 가사 노동자의 65%는 의료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다.

또 이들의 60%는 그들 수입의 절반 이상을 집 월세 납부나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쓰고 있다.

이들은 거의 전부 유급 병가나 유급 휴직 등을 보장받지도 못한다.

전미가사노동자연맹 관계자는 "말 그대로 급여를 받아 청구서를 지불하고 저축을 하지 못하는, 완충재도 없고, 어떤 종류의 재정적 비상상황도 견딜 능력이 없는 이들"이라고 말했다.

셰퍼드의 고객 중 한 가족이 청소하러 오지 않더라도 돈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셰퍼드는 그들에게 절실하게 돈이 필요해질 때까지는 급여 지급을 보류해달라고 말했다.

지금도 매우 어렵지만 앞으로 더 악화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셰퍼드는 무엇보다 휴대전화 청구서를 지불할 일이 가장 걱정이다. 자신의 일거리를 찾고 업무 일정을 조율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수도·전기·가스 요금 청구서도 꾸준히 날아오고 있다.

셰퍼드는 "가사 노동자로서 유급 휴직을 보장받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며 "지금 같은 시기는 우리가 이를 얼마나 절실히 필요로 하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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