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韓민간단체 방사능올림픽 패러디에 불쾌 vs "표현자유 침해"

연합뉴스 | 입력 02/13/2020 10:50:00 | 수정 02/13/2020 10: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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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크가 1월 6일 주한일본대사관 신축 공사 현장 펜스에 붙인 패러디 포스터. 2020도쿄올림픽 성화봉송 주자가 방호복과 방독면을 착용하고 있다. [반크 제공]

 

 

한국의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가 2020 도쿄(東京)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의 방사능 안전 문제를 제기하는 포스터를 만든 것을 놓고 일본 정부가 극도로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반크는 이 같은 일본 정부의 행태는 민간단체의 표현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 포스터와 관련한 일본 정부 차원의 대응을 묻는 말에 "현실과 전혀 다른 것으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강한 불쾌함을 드러냈다.

 

스가 장관은 또 "(일본) 정부로서는 그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가 장관이 정례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이 문제에 일본 정부의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앞서 반크는 2011년 3월 발생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폭발 사고의 영향으로 올해 7월 24일 개막할 도쿄올림픽에서 방사능 안전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넣은 포스터를 지난달 초 제작했다.

 

이 포스터는 도쿄올림픽 성화봉송 모습을 방사성 물질을 운반하는 것처럼 패러디하고 있다.

 

 

 

반크가 이 포스터를 페이스북 등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하기에 앞서 지난 달 6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신축 부지 가설 벽면에 붙이자 일본 정부는 포스터 내용이 도쿄올림픽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피해지역을 '야유'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한국 정부에 우려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 자민당의 후쿠시마 지역 조직인 '후쿠시마 겐렌'(縣連)도 12일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올림픽상(장관)과 다나카 가즈노리(田中和德) 부흥상에게 "(후쿠시마와 관련한) 정확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려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해 지지 기반을 잃은 민주당 정권을 몰아내고 집권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정부는 2020도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동일본대지진 재해를 극복한 업적으로 대내외에 알리는 무대로 삼고 싶어한다.

 

아베 정부는 그 하나로 내달 26일부터 121일간 펼쳐지는 일본 내 성화 봉송 행사의 출발지를 동일본대지진 직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대응 본부가 설치됐던 J빌리지(축구 국가대표 훈련시설)로 잡아 놓고 있다.

 

그렇지만 박기태 반크 단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제작해 배포한 도쿄 올림픽 방사능 패러디 포스터는 반일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며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와 관계자들이 방사능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알려 경각심을 높이고, 일본 정부에 책임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 같은 민간단체의 정당한 요구를 놓고 한국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항의하는 것 자체가 자유 민주주의 사회에서 보장돼야 할 표현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행태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단장은 "우리가 국제사회에 방사능 문제를 제대로 알려 그에 대한 책임 있는 관리를 촉구하는 것은 전혀 정치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취재 보조:데라사키 유카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