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한테 너무 큰 위로가 됐다"…문화·영화학계가 본 '기생충'

연합뉴스 | 입력 02/13/2020 09:21:57 | 수정 02/13/2020 09: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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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작품상 시상대 오른 '기생충' 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하자 봉 감독을 비롯한 출연배우, 제작진 등이 모두 시상대에 올랐다.

 

 

"봉준호 감독은 너무나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어 앞으로 큰 영향을 줄 것이라 믿습니다. (아카데미상 수상은) 우리한테 너무 큰 위로가 됐습니다."

 

영화 '기생충'과 남다른 인연이 있는 원로 배우 박정자는 13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며 "감격스러웠다"고 했다. 박정자는 지난해 봉준호 감독 요청으로 '기생충' 예고편 내레이션에 참여했다.

 

"당시 런던에 있던 봉 감독이 예고편을 녹음해 달라고 해서 했죠. 녹음하고 집에 돌아오는데 봉 감독이 전화를 걸어왔어요. '내가 배우인데 목소리만 가져가느냐'고 했더니 봉 감독이 '다음에 준비해서 잘 모시겠습니다'라고 농담을 했어요."

 

우리나라 문화계 대모 손숙 예술의전당 이사장도 "수상 소식을 듣고 거의 울었다"고 했다. 이어 "몇 년 전부터 아카데미가 변화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아카데미가 미쳤나 했다"며 "봉 감독이 귀국하면 카퍼레이드도 하고, 범국가적인 행사도 해야 한다" 주장했다.

 

또 "송강호가 연극배우 출신인데 과학도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발전하듯이 기본예술이 탄탄해야 더 좋은 대중예술이 나오고, 한류가 지속한다"며 "현재 이런 분야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없어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황영미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숙명여대 교수)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주요 부문 4관왕 수상에 대해 "한국 문화 콘텐츠의 힘을 세계가 인정한 큰 성과"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성이 물론 뛰어나지만 '기생충'이란 한 영화의 의미를 넘어서 세계 문화가 변화를 보여준 시금석으로 읽힐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지난 20년을 한국 영화 르네상스라고 부르는데 ('기생충' 수상은) 그런 르네상스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영화제작이 자본과 시스템에 종속되다 보니 봉 감독과 같은 걸출한 감독이 나올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양식장에서 자연산을 바라는 것과 같다. 이제 지속가능성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