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이공대 이탈자 계속 늘어…시위대 수십명만 남아

연합뉴스 | 입력 11/21/2019 1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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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홍콩 이공대 캠퍼스 내 시위대


경찰 '고사 작전' 닷새째…"시위대 다수 전의 상실"
일부는 '결사 항전' 의지…"초강경 시위대 40명" 주장도

 

홍콩 시위대가 점거했던 이공대에 대한 경찰 포위가 닷새째 이어진 21일 캠퍼스를 나와 경찰에 체포되는 시위대 수가 계속 늘고 있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캠퍼스 안에는 현재 60명 정도의 시위대가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과 dpa 통신 등 외신들도 이제 캠퍼스 내 시위대가 100명이 채 안 된다고 보도하는 등, 정확한 수는 파악되지 않지만 점거를 이어갈 동력은 거의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이미 1천명 넘는 시위대가 체포 등으로 캠퍼스를 나가면서, 학교는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던 며칠 전과 달리 조용한 상황이다.

 

이날 7명 정도의 시위대가 캠퍼스에서 걸어나온 후 응급의료진의 치료를 받으며 현장을 떠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앞서 SCMP는 전날 캠퍼스 내 상황에 대해 "일부는 경찰의 명령에 불응하며 계속 저항하고 있다"면서도 "시위대는 대규모로 탈출하려던 초반과 달리 이제 소규모로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 시위참여자 K씨는 "처음에는 대규모로 함께 도망치려고 했는데 안 됐다"면서 이제는 검거를 피하기 위해 수십명이 아닌 4~5명 단위로 탈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위대 L씨는 "모두가 우리 중 첩자가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캠퍼스 내에는 먹을 것이 떨어지고 있고, 쓰레기 등으로 위생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시위대가 머물던 학교 체육관


경찰은 캠퍼스 내 시위대에게 최고 10년형이 가능한 '폭동 혐의'를 적용하겠다고 밝히는 등 강경 대응 중이다.

 

한 익명의 시위대는 "나는 과격한 일을 전혀 안 한 만큼 항복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시위 물품 운송을 도왔을 뿐인데 폭동 혐의라고 생각 않는다"고 말했다.

 

시위대 E씨는 다수가 전의를 상실했다면서, 경찰의 과격한 체포를 피하기 위해 앰뷸런스를 부르는 방안도 고려한 적 있다고 밝혔다.

 

시위 참여자들은 "경찰과 최후결전을 하려는 게 아니다"면서 "그들은 결백하고, 탈출로를 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보호장비를 완전히 갖춘 T씨(16)는 "캠퍼스에 초강경 시위대가 약 40명 있다. 일부는 12살 정도다"라면서 "모두가 안전하기 전까지는 떠나지 않기로 맹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함께 떠나거나 함께 죽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항복할 바에 죽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공대 캠퍼스를 걸어가는 시위대. 벽에 '사람은 죽일 수 있지만 신념은 죽일 수 없다'는 의미의 영어 문구가 적혀있다.


이날 홍콩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지만 곳곳에서 산발적 시위가 이어졌다.

 

대중 교통 통행 방해 시위에는 소수만이 참가했고, 센트럴 지역에서는 300명이 모여 이공대 내 시위대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다.

 

한편 홍콩섬과 카오룽 반도를 잇는 크로스하버 터널은 훼손이 심해 조만간 통행이 재개될 수 없다고 홍콩 교통당국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