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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소미아 방한 외교전 마무리.. 막판 역할 여부 촉각

문지혜 기자 입력 11.17.2019 10:26 AM 조회 2,304
지소미아 종료 결정 뒤 처음 만난 한·미·일 국방장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촉구 메시지를 든 미 고위 당국자들의 잇단 방한 외교전이 마무리됐지만 별다른 변화의 계기가 마련되지는 않았다.

가능성이 커 보이지는 않지만 한국시간으로 23일 0시인 지소미아 종료 시한 전에 미국이 모종의 '막판 역할'을 할지가 관심이다.

거듭된 요청에도 지소미아가 종료될 경우 미국이 한국을 상대로 강경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마크 에스퍼 연방 국방장관은 14∼15일 한국을 찾아 정경두 국방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 유지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공개 천명했다.

이어 1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서 공개된 모두발언을 통해 "동맹국 간 정보공유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지소미아를 직접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에서 지소미아 연장을 재차 압박했으리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도 13일부터의 방한·방일 일정을 통해 지소미아 연장 메시지를 발신했다.

이달(11월) 초에는 데이빗 스틸웰 연방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방한해 같은 메시지를 던졌다.

미 고위 당국자들의 잇단 방한은 지소미아 종료 시한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이뤄져 한층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를 통해 이뤄진 한미 간 연쇄 회동에서 특별한 상황 변화로 이어질 계기는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국이 이번 주 중 막판 역할을 모색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국방장관까지 직접 나서 방한 중 지소미아 유지를 촉구했는데도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만큼 미국이 추가적 역할을 적극적으로 도모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한국은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거둬들여야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정부가 기존 입장을 유지하기로 결정하고 미국에 이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별다른 상황 변화 없이 23일 0시를 기해 지소미아가 종료될 경우 미국은 지난 8월 한국이 종료 결정을 발표했을 때처럼 공개적 입장을 통해 불만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연방 국방부는 한일 양국의 신속한 이견 해소를 당부하는 수준의 논평을 냈다가 몇 시간만에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는 입장을 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공개 피력했다.

이후 미국이 한국에 거듭 재고를 요청한 만큼 지소미아 종료로 한국이 미국의 요청을 내친 모양새가 되면 종료 결정 당시보다 한층 강도 높은 반응이 미국에서 나올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11월) 초 '아세안+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태국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이끌어 환담을 하고 이낙연 국무총리가 일본을 방문하는 등 한국이 나름대로 일본과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점이 감안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의 이익 추구가 노골화한 가운데 지소미아 종료가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추진에 부정적 여파를 가져왔다는 판단에 따라 꽤 공세적 입장을 취할 개연성도 상당하다.

이미 미국의 대폭 증액 요구로 진통을 겪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에서 미국이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 카드에 손을 댈 수 있다는 관측도 한다.

미국이 관세 문제와 연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수입산 자동차와 부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지, 아니면 시한을 추가로 6개월 연장할지 등을 조만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이 당장 구체적 사안을 통해 대응조치에 나서지 않더라도 한미동맹을 예전과 같이 여기지 않으면서 장기적으로 부정적 여파를 갖고 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방위비 대폭 증액 요구에서 보듯 트럼프 행정부 들어 이미 동맹에 대한 미국의 인식이 전반적으로 바뀐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났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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