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슨보다 나쁘다"…공화 일각서 트럼프 탄핵 가능성 '솔솔'

연합뉴스 | 입력 10/21/2019 11: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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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트럼프 탄핵 촉구 시위


부시 시절 백악관 참모 "외국에 정치개입 요청한 유일한 대통령…탄핵 마땅"
측근 의원도 "추가 의혹 나오면 탄핵 찬성할 수도"…'탄핵 가능성 20%' 주장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의혹'을 겨냥한 미 하원의 탄핵 조사가 속도를 내면서 '우군'인 공화당 일각에서도 탄핵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가 '워터게이트' 스캔들에 휩싸여 사임했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보다도 더욱 심각하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공화당 소속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행정부 시절 백악관 공직윤리 담당 변호사를 지낸 리처드 페인터는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의혹이 역대 미 대통령들의 수많은 비리와 견줘봐도 두드러지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이 부정확한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관련 정보를 토대로 이라크를 침공했던 것이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파키스탄 등에서 무인기(드론)를 동원한 폭격을 해 논란이 됐던 점이 아무리 심각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소행보다는 낫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페인터는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아는 한 미국 선거에 개입해 자신의 정적을 공격해 달라고 외국에 요청한 유일한 사람"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하게 미국을 뒤흔든 스캔들로 하원 탄핵 조사 대상이 되자 결국 사임한 닉슨 전 대통령에 비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의혹이 더 심각하다고 페인터는 분석했다.



지난 10일 미네소타주에서 열린 트럼프 탄핵 촉구 시위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받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압도적"이라면서 이는 닉슨 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던 증거보다도 훨씬 강력하다고 말했다.

 

닉슨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의혹은 외세를 끌어들여 미국 대선에 개입하고, 정치적 맞수를 공격하려 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페인터는 설명했다.

 

페인터는 "닉슨 역시 거짓말쟁이(crook)였지만, 적어도 그는 '우리' 거짓말쟁이였다. 외국 정부와 손을 잡고 같은 미국인을 배신하지는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다수의 중대한 범죄와 비행을 저질렀으므로 탄핵을 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대한 범죄와 비행'이란 미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 등 공직자의 탄핵 사유다.

 

그는 그러면서 민주당이 올해 말까지 탄핵 절차에 박차를 가해 늦어도 내년 봄에는 상원에서 이를 논의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보다 늦어질 경우 내년 대선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일 우려가 있어서다.

 

공화당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도 무조건 트럼프 대통령을 지킬 수만은 없다는 견해가 일부에서 새어나오고 있다.



고민에 잠긴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 법사위원장은 이날 방영된 '악시오스 온 HBO'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의혹이 추가로 제기될 경우 탄핵을 찬성할 마음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범죄에 해당하는 의혹이 나올 경우에는 그렇다"라며 단서를 붙인 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보상대가)를 제안했을 경우 아주 충격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레이엄 의원은 논란의 핵심인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통화 내용을 '퀴드 프로 쿼'로 볼 수는 없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같은 날 '폭스뉴스 선데이' 진행자 크리스 월러스도 워싱턴의 정통한 공화당 소식통을 인용해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되면 상원에서 공화당의 동조로 탄핵이 성사될 가능성이 2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월러스의 발언에 대해 "그저 우습다"면서 그가 언급한 '공화당 소식통'이 "확실히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모르는 것 같다"고 깎아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