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엘리자베스 2세 여왕 65번째 '여왕연설' 치러

연합뉴스 | 입력 10/14/2019 1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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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당에서 연설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9분 40초간 1천86개 단어로 구성된 연설문 읽어

 

14일(현지시간) 영국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에서 엘리자베스 2세(93) 여왕이 65번째 '여왕 연설'(Queen's Speech)을 가졌다.

 

'여왕 연설'은 의회 새 회기가 시작될 때 열린다.

 

여왕은 상원에서 상·하원의원과 주요 관료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연설을 통해 정부의 주요 입법안을 소개한 뒤 승인을 요청한다.

 

정부는 '여왕 연설'을 통해 정책 우선순위를 강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여왕 연설'이 있는 날 여왕은 평소 거주하는 버킹엄궁에서 마차를 타고 의사당으로 향한다.

 

이 과정에서 근위기병대 등이 여왕이 탄 마차를 호위하면서 볼거리를 제공한다.

 

공영 BBC 방송에 따르면 여왕이 의사당에 도착해 왕좌에 앉으면, 의회 개회 및 정회 관련 의식을 담당하는 '흑장관'(Black Rod)이 하원의원들을 소환한다.

 

이날 여왕은 "'나의 정부'(My government)의 우선순위는 오는 31일 유럽연합(EU)으로부터 영국이 탈퇴하는 것을 확보하는 데 있다"며 "정부는 자유 무역과 우호적인 협력에 기반한 새로운 파트너십을 EU와 체결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6개 주요 법안을 소개했다.

 

'여왕 연설'이지만 주요 각료들이 대신 연설문을 작성한다.



'여왕 연설' 후 버킹엄궁으로 복귀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마차 행렬


통상 10여분간 연설하는데, 이날은 1천86개 단어로 구성된 연설이 9분 40여초간 이어졌다.

 

가장 길었던 연설문은 1천751 단어로 이뤄진 1999년 11월의 '여왕 연설'문이었다고 스카이 뉴스는 전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5세였던 1952년 아버지 조지 6세에 이어 왕위에 올랐다. 이날까지 모두 65차례 '여왕 연설'을 했는데, 임신 중이었던 1959년과 1963년에는 상원의장이 대독했다.

 

'여왕 연설' 후 하원에서는 집권당 총리가 다시 주요 입법안에 대해 설명하고, 이후 야당 대표가 이에 대한 반응을 내놓는다.

 

이후 통상 5일간 하원에서 토론이 벌어지며, 토론이 종료되면 표결을 실시한다.

 

'여왕 연설'은 하원에서 통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924년 1월 보수당의 스탠리 볼드윈 총리가 조지 5세가 실시했던 '왕 연설' 표결에서 패배한 것이 마지막이다.

 

볼드윈 총리는 이후 사임했고, 노동당 소수정부가 정권을 이어받았다.

 

현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 7월 말 취임 이후 하원에서 실시된 표결에서 7차례 패배했다. 현재 집권 보수당이 과반에 훨씬 못 미치는 상황에서 만약 모든 야당 의원들이 정부에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번 '여왕 연설' 역시 45표차 패배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왕 연설'을 듣기 위해 이동하는 존슨(오른쪽) 영국 총리와 코빈 노동당 대표


다만 존슨 총리는 '여왕 연설'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당장 사퇴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