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캘리포니아, 아동성범죄 민사소송 시효 26세→40세 확대

연합뉴스 | 입력 10/14/2019 11: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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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5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시내에서 현지 성직자의 아동성범죄를 규탄하는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뉴욕·뉴저지 등도 55세로 시효 높여…"피해자 구제 강화"

 

미국 캘리포니아주(州)가 아동 성범죄 피해자들의 민사소송 시효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14일 AP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전날 이러한 내용이 담긴 새 법안에 서명했다.

 

지금까지는 피해자가 26세를 넘거나 적발 후 3년이 지나면 소송을 할 수 없었지만, 앞으로는 40세 또는 적발 후 5년 이내라면 언제든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법안에는 내년부터 3년 동안 아동 성범죄 사건의 시효를 배제함으로써 미처 구제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나이에 상관없이 소송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미국에서는 뉴욕과 뉴저지, 캘리포니아까지 올해 들어서만 최소 3개 주에서 아동 성범죄의 민사소송 시효를 늘리는 조처가 이뤄졌다.

 

뉴욕의 경우, 올해 초 아동 성범죄 피해자의 민사소송 시효를 23세에서 55세로 늘리고, 아동 성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1년간 배제했다.

 

이처럼 아동 성범죄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고 나서면서 관련 소송은 급증하고 있다.

 

뉴욕에선 병원과 학교, 성당 등을 상대로 수백건의 소송이 제기됐다. 캘리포니아에서도 같은 상황이 나타날 전망이다.

 

워싱턴주 시애틀 지역 변호사인 마이클 파우는 본인이 소속된 법무법인에서만 캘리포니아 일대의 가톨릭 교구와 보이스카우트, 위탁가정, 학교 등을 상대로 100여건의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중에는 1980년대 초 보이스카우트 간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리치 클레이턴(50)도 포함됐다.

 

그는 "사건 자체를 묻고 싶은 마음에 당시엔 보이스카우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지만, 예상외로 정신적 외상이 심각했다"고 털어놨다.

 

하와이에 거주 중인 그는 수년 전 가해자가 출소했다가 다시 범죄를 저질러 투옥됐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마약과 알코올 중독에 빠져 최근에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기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입법이란 반발도 나오고 있다.

 

길게는 40~50년이 지난 사건을 다루는 소송은 증거가 부족해 사건의 실체를 명확히 확인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피해자에게 유리하도록 법적 기준을 바꾸고, 사건 은폐 시도가 확인될 경우 배상액을 대폭 가산하도록 한 점도 논란거리다.

 

캘리포니아 교육청 연합회의 트로이 플린트 대변인은 "학교에서의 부적절한 성적 행동에 따르는 정신적 외상을 축소·경시하려는 것은 아니나, 이 법은 (학교를) 파산시키거나 재정을 파탄시켜 교육 능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