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정부-시위대 협상 타결…시위 11일 만에 종료

연합뉴스 | 입력 10/14/2019 11: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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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시위대와의 협상에 임한 레닌 모레노 대통령(가운데)
왼쪽은 아르노 페랄 유엔 주에콰도르 상주조정자

'시위 촉발' 유류 보조금 폐지 정책 철회…"놀라운 발걸음"

 

에콰도르에서 열흘 넘게 거센 반(反)정부 시위가 벌어진 끝에 정부가 시위대의 주요 요구를 수용하면서 사태 해결을 위한 양측 간의 협상이 타결됐다.

 

13일(현지시간) 오후 10시께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 등 정부 측과 시위를 주도한 에콰도르토착인연맹(CONAIE) 지도자들은 약 4시간 동안 대화를 마치고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 합의에 따라 에콰도르 전역에서 시위가 종료됐다"면서 "우리는 나라 안의 평화를 회복하는 데 전념하겠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들은 시위를 촉발한 주요 원인으로 꼽혔던 정부의 유류 보조금 폐지 결정이 철회됐다고 덧붙였다.

 

이는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수도 키토 시내에서 격렬한 충돌이 이어지자 정부가 한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모레노 대통령은 시위대와의 협상을 앞두고 일부 긴축 조치의 완화를 시사했으나 유류 보조금 부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양측이 쉽게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왔다.

 

양측은 정부 지출은 줄이고 세입은 늘려 에콰도르의 재정적자와 공공 부채 규모를 줄일 대책을 함께 고민하기로 했다.



13일 협상 테이블에 앉은 에콰도르 정부와 시위대 측 대표단


협상에 참여한 아르노 페랄 주에콰도르 유엔 상주 조정자는 "에콰도르에 평화와 합의의 순간이 왔다"며 "이번 합의는 놀라운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아추아르족 원주민들이 쓰는 머리 장식물과 화장을 하고 협상 테이블에 나온 CONAIE의 하이메 바르가스 대표는 합의가 이뤄진 뒤 모레노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는 한편 에콰도르 원주민의 처우 개선을 촉구했다.

 

그는 "이 나라의 우리 형제자매들에게 평화가 깃들길 원한다"며 "더 이상의 억압은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3일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약속한 긴축 정책의 일환으로 유류 보조금을 폐지해 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최대 두 배 이상 오르면서 시작돼 이날까지 11일간 이어졌다.

 

특히 원주민 단체들이 키토로 상경해 격렬한 시위를 벌여 시내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모레노 대통령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시위를 특정 세력이 원주민을 이용해서 벌이는 '쿠데타'라고 지칭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으나 시위가 연일 격화하자 결국 협상을 타결지었다.



13일 밤 협정 타결 소식에 기뻐하는 시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