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정상회담 원하는 일본, 대화퇴 어선 충돌 "악재" 우려

연합뉴스 | 입력 10/07/2019 17: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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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산청 단속선 '오쿠니'
10월 7일 오전 동해 대화퇴 어장에서 북한 어선과 충돌한 일본 수산청 단속선 '오쿠니'호


北 미사일 발사 이어 어선 충돌…북일 대화 걸림돌 잇따라 돌출
日, 北 비난 자제하며 신중…영유권 분쟁지역화 가능성은 '경계'

 

전날 동해 대화퇴 어장에서 발생한 일본 수산청 단속선과 북한 어선의 충돌 사고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의 조건 없는 정상회담을 희망하고 있어 이번 사고가 북일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8일 이번 사고와 관련해 북한이 침몰한 어선에 대한 배상과 주변 해역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화가 끊긴 북일 관계에서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 신문은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에 더해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며 북일 대화의 실마리를 모색하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불법 조업이 횡행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극히 유감"을 표명했지만, 정작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서 발생했다고 단정하지는 않고 있다.

 

외무성 간부는 마이니치에 "EEZ 내의 위법 조업이 확인된다면 북한에 항의할 것"이라며 "수산청이 조사해 북한 선박의 비위가 확인되면 이에 대해서도 항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자국 EEZ 내에서 충돌사고가 발생했는지에 대해서조차 조심스러워하며 즉시 북한에 항의하지 않은 것은 이번 사태가 북일 관계 악화로 직결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과 일본은 지난 8월에도 대화퇴 주변에서 대치했는데, 당시 북한은 이 해역의 영유권을 주장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 이 지역이 북일 간 영유권 분쟁 지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 수산청 단속석-북한 어선 충돌 [NHK TV 화면 캡처]​
일본 수산청 단속선과 북한 어선이 7일 동해 대화퇴 어장에서 충돌했다고 보도하는 NHK TV.


수산청 역시 전날 밤 기자회견에서 "북한 어선이 급하게 배를 선회한 것이 충돌의 원인인 만큼 단속은 정당하다"며 사고와 관련한 일본 측의 잘못을 부정하는 데 힘을 줬다.

 

작년 이후 한반도 화해 국면에서 '재팬 패싱'(일본 배제) 비판을 받았던 아베 정권은 자국 내 비판 여론을 달래고 한반도 문제에서 국제적인 발언력을 높이기 위해 납치 문제 해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아베 총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납치 문제 해결이 선결 조건이라는 기존의 조건에 구애하지 않고 북일 정상회담을 열겠다는 의욕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4일 임시국회 개막에 맞춰 실시한 국회 소신표명 연설에서도 "나 자신이 조건을 달지 않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마주 볼 결의다(결의를 갖고 있다). 냉정히 분석해 다양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과감하게 행동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이니치는 일본은 북미 협의를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 북한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기 힘든 사정이 있다며 일본 정부가 당분간 북한이 어떻게 나오는지 주시하면서 신중히 대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 일본 아베 총리 (PG)[장현경 제작] 일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