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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북대화, 미국 태도에 달려.. 시한은 올해 말까지”

문지혜 기자 입력 10.06.2019 06:49 AM 수정 10.06.2019 07:58 AM 조회 1,931
북한은 6일 미국이 자신들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적대시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 조처를 하기 전에는 비핵화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지난 5일 결렬로 끝난 미북 실무협상에 대해 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이 같은 입장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담화에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우리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고 우리 인민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역겨운) 협상을 할 의욕이 없다"고 강조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이미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과 인연이 없는 낡은 각본을 또다시 만지작거린다면 조미(북미) 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천명한 바 있다"고 환기했다.

이어 "우리가 문제해결의 방도를 미국측에 명백히 제시한 것만큼 앞으로 조미 대화의 운명은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으며, 그 시한부는 올해 말까지"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안전을 위협'하고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조치를 철회하라는 것는 체제안전 보장과 대북제재 완화를 모두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한다는 요구는 사실상 미국의 선(先)행동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번 스톡홀름 협상에 대해 "미국 측은 이번 협상에서 자기들은 새로운 보따리를 가지고 온 것이 없다는 식으로 저들의 기존 입장을 고집하였다"며 "아무런 타산이나 담보도 없이 연속적이고 집중적인 협상이 필요하다는 막연한 주장만을 되풀이하였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은 이번 협상을 위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으며 저들의 국내정치 일정에 조미 대화를 도용해 보려는 정치적 목적을 추구하려했다"고 비난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이번 협상을 통하여 미국이 조미관계를 개선하려는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오직 저들의 당리당략을 위해 조미관계를 악용하려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거듭 밝혔다.

연내 대선용 외교 성과 달성에 목말라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상황을 염두에 둔 언급으로 보인다.

외무성 대변인은 북측 협상 수석대표인 김명길 순회대사의 협상 결렬 직후 기자회견에 대응해 연방 국무부가 대변인 명의로 반박 성명을 낸 것에 대해서도 "훌륭한 토의를 가지었다느니 하면서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또 "미국이 이번 협상에서 양측이 두 주일 후에 만날 의향이라고 사실과 전혀 무근거한 말을 내돌리고 있는데…"라며 '2주내 협상 재개' 가능성도 일축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판문점 수뇌상봉으로부터 99일이 지난 오늘까지 아무것도 고안해내지 못한 그들이 두 주일이라는 시간 내에 우리의 기대와 전세계적 관심에 부응하는 대안을 가져올 리 만무하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김명길 대사는 스톡홀름 협상 결렬 직후 북한대사관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결렬 이유는)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모건 오테이거스 연방 국무부 대변인은 김 대사의 회견 3시간여만에 성명을 내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으며 북한 카운터파트들과 좋은 논의를 가졌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스웨덴이 자국에서 2주 내에 미북실무협상을 재개하는 내용으로 초청을 했으며, 미측이 이를 수락한 뒤 북측에도 그 수락을 제안했다고도 공개했다.

대화 분위기를 유지하려는 미국의 이같은 입장에도 북한이 15시간여 만에 '재반박'에 나섬에 따라 앞으로 미북협상 재개는 한층 더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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