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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모디, 휴스턴 집회서 '브로맨스' 과시

박현경 기자 입력 09.23.2019 04:24 AM 조회 1,438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22일) 휴스턴에서 열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대규모 집회에 참석해 이례적으로 '조연' 역할을 했다.

미프로풋볼 NFL 휴스턴 텍슨스의 홈구장 NRG 스타디움에서 열린 어제 집회 '하우디 모디! 함께하는 꿈, 밝은 미래'는 미국을 방문 중인 모디 총리가 미국의 인도계 이민자 사회를 격려·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주류 언론들은 수만 명의 인도계 미국인들이 참석한 어제 행사를 교황을 제외하고 미국에 초청된 외국인 지도자가 개최한 최대 규모 집회라고 묘사했다.

주최측은 이번 집회 참석자를 5만명으로 추산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휴스턴은 미국에서 가장 인종적 다양성이 높은 도시이자 15만 명의 인도계 미국인이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양국 지도자는 어제 무대에서 돈독한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사 참석은 모디 총리의 초청에 트럼프 대통령이 동의하면서 성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행사장에 도착하자 그가 모디 총리와 함께 레드카펫을 걸어오는 모습이 행사장 스크린에 생중계됐다.

손을 잡고 함께 무대에 오른 이들은 찬사와 덕담을 주고받으며 브로맨스를 숨기지 않았다.

모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소개하며 "그의 이름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에게 친숙하다"며 "그가 이 위대한 나라의 최고위직을 차지하기 전에도 그는 누구나 아는 사람이었고 아주 인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경영자에서 최고사령관으로, 이사회실에서 오벌오피스로, 스튜디오에서 글로벌 무대로"라고 치켜세웠다.

모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내 친구"로 호명한 뒤 자신의 선거운동 슬로건을 살짝 비틀어 "이번에는 트럼프의 나라"를 인도어로 외치며 트 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결집했다.

모디 총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미국인에 대한 우려와 미국의 미래에 대한 신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강력한 결의"를 존경한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우리는 역사가 쓰이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도 했다.

모디의 이 같은 접근은 미국과 인도 관계가 미묘한 시기에 나온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 WP는 지적했다.

미국이 인도산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 뒤 인도는 무역 긴장을 완화하고 새로운 투자를 촉진할 방안을 모색해왔다는 것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존심을 쓰다듬어 미국과의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외교 전략의 생생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례적으로 '조연'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WP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디 총리가 총리로서 "진정으로 특출한 일을 하고 있다"며 그의 재선 승리를 축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국경 보안은 미국에 필수적이다. 국경 보안은 인도에도 필수적이라는 점을 우리는 이해한다"면서 최근 인도령 카슈미르를 둘러싼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갈등 국면에서 인도의 손을 들어주는 듯한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어 "과격 이슬람 테러리즘"과 싸울 것을 다짐하며 "우리의 국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이 환호성을 질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인도계 미국인 사이에서 지지를 확대하기 위한 홍보도 잊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4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인도계 미국인들을 지칭한 뒤 "당신들은 우리 문화를 풍요롭게 하고 우리 가치를 지지하며 우리 지역사회에 행복감을 주고, 당신들은 미국인이 된 것에 진정으로 자부심을 느끼며 우리는 당신들을 미국인으로 맞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불법 이민자들보다 우리의 인도계 미국 시민을 먼저 돌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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