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인터넷 우회접속 차단도 강화…"홍콩 시위 영향"

연합뉴스 | 입력 09/18/2019 09: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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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광장


시진핑 '인터넷 안보 강화' 공개 지시 직후부터 통제 강화돼
관영 환구시보 편집장도 "국경절 앞두고 접속 너무 어려워" 불평

 

중국이 VPN(가상사설망)을 통한 인터넷 우회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까지 한층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중국 정보통신(IT)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상하이(上海)를 비롯한 중국 여러 도시에서 그간 가능했던 VPN을 이용한 인터넷 우회 접속이 어려워졌다.

 

중국 당국은 서방의 유력 전통 미디어는 물론 유튜브·넷플릭스·구글 검색 같은 인터넷 서비스, 페이스북·인스타그램·트위터·텔레그램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서비스 접속을 모두 제한한다.

 

서방에서는 이런 중국의 인터넷 통제망을 만리장성에 빗대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으로 부르곤 한다.

 

외국인 등 중국에 머무르는 이들이 중국 정부가 접속을 막는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통상 VPN 서비스를 이용한다.

 

그런데 지난 16일부터 갑자기 여러 유·무료 VPN 서비스들에 동시다발적으로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한 한국인 교민은 "사무실에서 업무용 컴퓨터에 VPN을 사용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제 오후부터 작동이 되지 않고 있다"며 "대대적인 VPN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한국 교민들이 많이 쓰는 카카오톡도 사용이 원활하지 않다. 전에는 VPN을 쓰지 않아도 사진이나 동영상이 아닌 텍스트 송수신은 어느 정도 가능했는데 최근 며칠 동안은 텍스트 주고받기도 거의 되지 않는다.

 

동시다발적인 이번 VPN 서비스 장애는 중국 정부가 인터넷 보안 수준을 높이면서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인 사용자가 많은 VPN인 아스트릴(Astrill) 운영진은 공지문을 통해 "홍콩 시위 때문에 (중국 당국의) 검열이 강화돼 서비스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마침 중국은 내달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앞두고 지난 16일부터 오는 22일까지를 인터넷 안보 주간으로 지정해 인터넷 모니터링·관리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인터넷 안전주간을 맞아 "통제 가능하고, 개방된 인터넷을 견지하라"고 지시했다. 중국 안팎에서는 지시의 방점에 '개방된 인터넷'보다는 '통제 가능한 인터넷'에 찍혀 있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활발한 소셜미디어 활동으로 미중 무역전쟁에서 영향력을 떨친 후시진 관영 환구시보 편집장마저도 해외 인터넷 접속이 힘들다며 불평했다.

 

후 편집장은 이날 트위터와 비슷한 웨이보에서 "곧 국경절인데 해외 사이트에 접속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환구시보 업무에도 영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개인적으로 지나치다는 생각"이라는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중국이 외부 네트워크 접속 허용을 확대하면 과학 연구와 대외 소통, 중국의 국가이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 편집장은 그러나 나중에 이 게시물을 삭제했다.

 

외부 정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중국의 인터넷 통제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작년부터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고 최근 홍콩의 정치적 혼란까지 장기화하면서 중국에서 인터넷 통제는 강도가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중국에서는 톈안먼 시위 30주년을 앞둔 지난 6월 세계적인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Wikipedia)의 전 언어 접근이 차단됐다.

 

또 중국 본토에서 접속이 가능했던 몇 안 되는 영미 언론이던 워싱턴포스트와 NBC, 가디언 홈페이지 접속도 불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