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소련에 당한 동유럽 국가들 "역사 범죄 규명해 기억해야"

연합뉴스 | 입력 08/23/2019 10: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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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당시 독일군의 파괴로 폐허가 된 바르샤바


독소불가침조약 80주년 공동성명…유럽국가에 역사왜곡 저지 촉구
"과거 참상 기억, 전체주의 부활을 막을 힘"

 

폴란드와 루마니아, 발트 3국은 23일(현지시간) 스탈린 시대와 나치 시대 등 전체주의 시대의 범죄에 대해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고 발트 3국 뉴스통신 BNS가 보도했다.

 

폴란드와 루마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동유럽 5개국 외무장관은 이날 2차 세계대전 직전 독일과 소련의 불가침 조약(몰로토프-리벤트로프 조약) 체결 80주년을 맞아 공동성명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전체주의 범죄에 대한 역사 왜곡을 막아야 한다면서 "전체주의 체제의 범죄를 조사하고 기소하는 방식이 국가별로 일관성이 없고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모든 유럽국가의 정부들이 진행 중인 역사적 범죄 조사를 지원하기 위한 도덕적 물질적 제공을 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사 방식이 일치되면, 우리는 역사적 사실을 조작하고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의 참상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은 범죄와 과실을 일으킨 이데올로기를 면죄하고 되살리려는 이들을 막을 수 있는 힘과 지식을 준다"고 강조했다.

 

또, "희생자들의 기억은 유럽의 전체주의 유산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게 하고 대중적 의식을 고양해, 역사적 정의를 촉진한다"고 덧붙였다.

 

독소불가침 조약은 1939년 8월 23일 모스크바에서 소련의 비야체슬라프 몰로토프와 독일의 요하임 폰 리벤트로프 외상 사이에 체결됐다.

 

이 조약으로 독일은 동부전선에 대한 걱정 없이 프랑스 등 서유럽을 공격했다.

 

또, 이 조약은 동유럽 분할 점령의 구체적 밀약 사항을 담은 비밀의정서를 담고 있었고, 실제 양국은 동유럽을 분할 점령했다.

 

2차 세계대전의 문을 연 독일의 폴란드 침공 후 독일과 소련은 폴란드를 분할 점령했고, 소련은 루마니아의 영토 일부도 할양받았다.

 

발트 3국은 소련에 흡수됐고, 핀란드는 침공한 소련과 '겨울전쟁'을 벌인 끝에 패배해 영토의 11% 정도를 소련에 넘겼다.

 

리투아니아를 시작으로 동유럽 국가들, 유럽의회는 이날을 스탈린주의와 나치즘의 희생자를 위한 추모일로 정했다.

 

이와 반대로 러시아는 독소 불가침 조약을 소련에 대한 나치 독일의 공격을 막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옹호해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모스크바 방문 당시, 2차 세계대전 전 소련이 주장한 반(反)나치 집단동맹 체제 창설이 유럽국가들의 거부로 실패했다면서 "소련이 나치 독일과 1대 1로 맞서야 하는 상황이 됐음을 깨닫고 히틀러와의 직접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체결한 것이 바로 몰로토프-리벤트로프 조약"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